[뉴스&팩트]이건희 회장의 '카메라 1위' 특명?

[뉴스&팩트]이건희 회장의 '카메라 1위' 특명?

오동희 기자
2012.05.31 19:04

이 회장 별도 언급 없어...이미 지난 4월 밝혔던 내용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이 '3년 안에 카메라를 1등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건희 회장이 일본의 캐논과 니콘 등이 주름잡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3년이라는 시한을 못 박고 1위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선 논쟁이 뜨겁다.

6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실현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삼성이 광학기술을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둥 인터넷에선 논쟁이 한창이다.

이런 논쟁이 가능하기 위해선 이건희 회장이 '3년 내 카메라를 세계 1위'에 올려놓으라고 했다는 뉴스가 팩트(Fact, 사실)여야 한다. 사실일까.

이 회장은 지난 29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IM 담당 겸 무선사업부장) 등으로부터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카메라를 담당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은 이 자리에 참석치 않았다.

이 자리에선 최근 선보인 NX20 등 신제품에 대한 소개도 진행됐고, 이 보고 가운데는 지난 4월 삼성이 NX20 신제품 3종을 발표하면서 밝혔던 '2015년 미러리스 세계 1위' 목표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신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가 경쟁력이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2015년까지 1위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했고,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DSLR(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은 캐논, 니콘, 소니 등이 강점을 보이고 있고,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 올림푸스, 삼성전자 등이 경쟁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신 사장의 보고와 이에 대한 이 회장의 격려성 화답이었다.

이와 관련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지난 30일 출근길에 "전일 어떤 보고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신 관련 휴대전화와 카메라 등 신제품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경쟁사를 어떻게 이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 "애플 이길 방법 내놔라"라고 말했다는 뉴스부터 '3년 내에 카메라를 1위로 올려놔라'는 특명까지 갖가지 해설을 달아 마치 이 회장이 직접 언급한 것처럼 '큰 따옴표'를 달았다.

직접 애플 공략법이나, 일본 카메라 업체를 누르라는 구체적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됐다. 사실일까?

회의에 참석한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 자리에서 애플을 누를 방법을 강구하라고 얘기하거나 3년 내 어떤 목표를 달성하라고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회장이 그 누구보다 전자산업에 해박하고 오랜 미국과 일본 경험을 갖고 있고, 항상 미국과 일본 기업에서 배울 점을 얘기한다"며 "휴대폰이나 미러리스 카메라 목표를 얘기한 것에 대해 열심히 하라고 하는 정도로 격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은 CEO들에게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라'는 세세한 것을 말씀하지는 않고, CEO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는 스타일이다"며 "CEO들의 설명을 듣고 격려하고, 산업의 큰 흐름에 대해서 주로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이 회장이 하지 않은 발언을 근거로 '된다', '안된다'는 논쟁이 벌어지는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삼성 측의 얘기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