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애플-삼성' 불구경?..키패드 기억해야

부품업체, '애플-삼성' 불구경?..키패드 기억해야

김도윤 기자
2012.09.05 07:58

[기자수첩]

"별 영향 없습니다. 삼성이 알아서 하겠죠."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부품 기업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한마디로 '바다 건너 불구경'이다.

최근 1~2년간 국내 주요 휴대폰 부품 기업들은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불구, '분기 사상 최대 실적', '월 매출액 최고 기록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매출액 1조원을 넘는 부품 기업의 등장도 기대할 만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해당기업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전제가 됐겠지만,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로 도약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그늘 아래서 언제까지 '좋은 날'을 즐길 수 있으라는 법은 없다.

단적인 예가 휴대폰 키패드 업체들이다.

키패드 생산 기업들은 2000년대 휴대폰의 폭발적인 보급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추풍낙엽이 됐다. 특히 대기업 한 곳에만 납품하던 기업들은 아예 시장에서 퇴출되기까지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애플이 삼성의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3까지 특허 소송에 포함시킨 점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 부품 기업 관계자는 "신제품으로까지 소송이 확산되고 판매에 악영향을 받는다면 지금 잘나가는 많은 부품 기업이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이번 소송이 모바일 산업 전반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이 부품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중소 부품사들이 직접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삼성이 잘 대처하지 않겠냐" 하는 태도가 유일한 선택은 아니다. 아직까지 시장에서 버티고 있거나 부활에 성공한 키패드 기업의 공통점은 안주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공정을 내재화하고 공급처를 다양화한 곳들만이 살아남았다.

만약을 대비해 다양한 '플랜 B' '플랜 C'를 끝없이 고민하지 않는다면 소 잃고 외양간까지 잃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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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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