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 없어 매출 10% 과징금 우려는 지나쳐..주가하락은 차익실현-순환매 영향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삼성전자가 독점규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주요 제품이 자사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소송과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후 애플이 이의를 제기한데 따른 조사 후의 판단이다.
이런 판단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삼성전자(179,700원 ▼400 -0.22%)가 향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과징금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지난 21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4% 이상 급락했다. 이 같은 우려는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사실과 다른 우려가 지나치다는 데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울고 싶을 때 뺨 때린 격'이라며 지난 7월 이후 5개월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40% 이상 급등해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업종의 대표주들은 3~4%씩 대부분 급락했다.
◇EU 반독점 판단..절차와 실제 영향은=유럽경쟁국 (European Commission DG Competition)이 반독점 관련 예비조사 후 이의제기서(SO, Statement of Objection)를 삼성전자에 발부하면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답변서를 제출하고 구두심리 등을 거쳐 유럽경쟁국 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한다.
지난 22일 EU경쟁국은 삼성전자에 SO를 발부했고 향후 삼성전자의 구두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아직 실질적인 제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또 법률상 과징금 상한선 10%도 이론적 수치일 뿐 과거 사례를 봐도 대기업에 적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실제로 △표준 특허로 반독점 사례 과징금을 받은 사례를 찾을 수 없으며 △피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징금은 반독점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삼성전자 표준특허로 애플이 판매금지 등 실질적 손해를 받은 것이 없고 소비자들의 피해도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독점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소비자의 피해가 없기 때문에 단순 시정조치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징금은 어떤 때에 무나=최근 EU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7에 IE(인터넷 익스플로어) 끼워팔기를 했다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표준특허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제품으로 인한 반독점으로 금액 환산이 가능하고 경쟁사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것이어서 삼성전자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독자들의 PICK!
또한 실제 판매금지 조치가 이뤄졌거나 경쟁을 제한한 사례가 없을 뿐더러 삼성전자가 유럽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유럽 법원에 판매금지를 철회한 것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2007년 MS가 윈도우 운영체제(OS)에 대한 EU의 반독점법 위반 협의로 하루에 300만 유로라는 벌금을 받은 바 있었으나, 자사의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지적재산권(IP) 사용 요율을 5.94%에서 0.4%로 대폭 낮춤에 따라 더 이상 벌금을 내지 않은 바 있다.
◇주가하락은 순환매와 차익실현 가능성=외국계 증권사 한 임원은 "EU의 반독점법 조사가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1일의 주가 급락은 그동안 주가가 크게 오른 IT 업종 매도 후 타 종목으로 갈아타는 순환매의 성격이 강해 향후 삼성전자 주가도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국 투자기관이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수익성이 높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윈도 드레싱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2일 109만 1000원에서 12월 14일 153만 6000원으로 5개월여간 40.8% 급등했다.
실제로 이 날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이 3% 중반대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조사 영향이라기보다는 순환매를 통한 차익실현의 성격이 강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