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자산가치 훼손, 법정관리 불가피"...연말까지 1조원 만기 못버텨
동양(966원 ▼19 -1.93%)그룹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은 계속되는 유동성 압박과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읽힌다.
동양그룹은 이달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된 후 보유자산 매각과 금융권 및 오너 일가인 오리온그룹에 대한 지원 요청 등 전방위적인 회생 노력에 나섰다. 극도의 시장 혼란 속에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시간과의 사투를 벌였으나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외면과 자산가치 훼손으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오늘 1070억원 만기, 갚아도 고비 '첩첩'= 동양그룹은 30일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사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금경색과 위기여론의 심화로 투자자보호의 최종적 근간이 될 자산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어 이를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동양그룹은 이날 모두 1070억 원의 시장성 차입금 만기를 맞았다. ㈜동양이 발행한 905억 원의 회사채와 나머지 계열사의 165억 원 CP를 합한 금액이다. 동양그룹은 동양매직 매각대금(1200억 원)이 이날까지 유입되면 만기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 펀드 등록 신청을 미루고 인수대금 납입 연기를 통보하면서 동양그룹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날까지 갚아야 하는 1070억 원의 만기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법정관리를 택한 것이다.
이날 고비를 넘겨도 위기가 첩첩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배경으로 꼽힌다.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3개사는 다음 달에만 3673억 원의 CP를 또 막아야 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사가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CP 규모는 6348억 원에 달한다.
◇동양파워·동양시멘트 등 매각도 '수포'= 동양그룹은 막판까지 핵심 계열사 매각과 자산가치를 활용한 유동화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최초 민간 화력발전사업권을 갖고 있는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와 그룹 모태인 동양시멘트, 우량 금융회사인 동양증권 지분이나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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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들 자산을 한 데 묶어 ABS(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거나 ABL(자산유동화대출)을 통해 6000억 원 규모의 자금 확보를 추진했다. 실제 동양그룹은 형제기업인 오리온그룹이 지원 거부 입장을 발표한 이후 국내 일부 대기업과 구체적인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막판 타결에 성공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에 몰린 동양그룹보다 인수자가 훨씬 우위에 선 협상인 탓에 제 값을 받고 팔기 어려웠고, 동양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오기엔 한계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이날 법정관리 신청 전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이 극도의 혼란상황이 아닌 (법정관리 아래서) 철저한 계획과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해 그간 협상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