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소치, 국경 초월한 바보들의 오보행진

[뉴스&팩트]소치, 국경 초월한 바보들의 오보행진

오동희 기자
2014.02.19 11:12

아이폰 로고 봉인, 첫 보도 오보 확인 후 기사삭제 불구..확인 없이 오보인용 잇따라

[편집자주] 보도되는 뉴스(NEWS)는 일반 시청자나 독자들에게는 사실(FACT)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뉴스가 반드시 팩트가 아닌 경우는 자주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머니투데이 베테랑 기자들이 본 '뉴스'와 '팩트'의 차이를 전하고, 뉴스에서 잘못 전달된 팩트를 바로잡고자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비탈리 스미르노브(사진 오른쪽)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삼성 스마트 올림픽 발표회에서 삼성 갤럭시 팀 선수 막달레나 노이너(독일)에게 소치 동계 올림픽 공식 폰 갤럭시 노트3를 증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동계올림픽 출전선수 3000여명에게 갤럭시노트3를 무료로 증정했다. /사진=삼성전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비탈리 스미르노브(사진 오른쪽)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삼성 스마트 올림픽 발표회에서 삼성 갤럭시 팀 선수 막달레나 노이너(독일)에게 소치 동계 올림픽 공식 폰 갤럭시 노트3를 증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동계올림픽 출전선수 3000여명에게 갤럭시노트3를 무료로 증정했다. /사진=삼성전자

일본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 계열인 후지산케이비즈가 '바보들의 오보행진'에 동참했다.

후지산케이비즈 온라인판은 19일 '애플사 추방 프로모션 비판…소치올림픽에서 선수단에게 로고 가려달라 요청?'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오보를 다시 내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기사의 내용은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자사 스마트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개막식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할 경우에는 로고를 가려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삼성에 대해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내용이다.

후지산케이비즈는 업계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노골적인 '애플사 추방'에 대해 (삼성이) 지나쳤다'는 의견과 함께 '삼성답다'며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위스 포털인 블루윈이 최초 보도하고, 영국의 가디언이나 미국의 IT전문매체인 슬래시기어 등 외신들이 '블루윈' 보도를 인용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문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삼성전자 모두 이 같은 요구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최초로 이를 다룬 블루윈이 해당 기사를 삭제했는데도 확인 없이 이 같은 오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윈을 인용 보도했던 영국 가디언도 IO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수들은 개막식에서 모든 브랜드의 기기(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3는 선물로 제공된 것일 뿐"이라고 정정했다. 실제로 올림픽 개막식에서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 로고를 가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후지산케이비즈가 IOC나 삼성전자의 말을 믿지 못한다 해도 '기자'가 있다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올림픽에 출전한 2000여명의 선수 모두에게 갤럭시노트3가 선물로 주어진 것이니, 자국 선수 한 두 명에게만 전화해서 물어봐도 사실관계가 확인은 '누워서 떡먹기'다.

후지산케이비즈가 보도한 것처럼 "(갤럭시노트3 선물) 겉포장엔 개막식에 참가하는 선수가 애플 제품을 사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에는 로고를 가려 달라"고 해놓은 것이 있는지 전화 한통이면 끝날 일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없이 이미 삭제된 오보를 인용해 비난에 활용한 것은 언론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선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일부 언론도 외신을 그대로 인용한 후 IOC나 삼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짧은 '면피성' 멘트를 기사에 첨가한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하기는 힘들다.

기자는 발로 기사를 쓴다. 외신에 대한 인용만 있고, 확인도 없는 것은 '기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결국 자국 국민을 우민화하는 '바보들의 행진' 최선두에 기자들이 서는 꼴이다.

한편, IOC는 공식후원사가 아닌 회사가 올림픽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올림픽 규정 40(Rule 40)에 따르면 올림픽 출전 선수는 올림픽 기간 공식후원사가 아닌 브랜드의 광고에도 나오면 안되며, 비 공식후원사는 올림픽의 오륜마크 등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IOC는 개막식에 참가한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헤드셋, 시계 등을 사용하는 것까지 막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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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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