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7560만원, 풀옵션 장착시 1.1억… 최고출력 237마력·최대토크 35.7kg.m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6기통 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포르쉐가 4기통 2.0 가솔린 엔진으로 다운사이징했다. 그것도 차체가 가벼운 스포츠카가 아닌 묵직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말이다. 무거운 차체와 높은 차고 때문에 포르쉐 특유의 주행성능이 반감될까 걱정했지만, 실제로 몰아보니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다만 풀옵션을 장착하면 1억1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뒷목이 뻐끈해졌다.
포르쉐는 지난해 11월 LA국제오토쇼에서 콤팩트 SUV '마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마칸은 카이엔을 축소시켜놓은 듯한 외모에 스포츠카 '911 까레라'에 버금가는 주행능력을 갖춘 크로스오버차량이다. 실제로 차량을 운전해보면 SUV라는 느낌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깝게 느껴진다.
지난 7일 포르쉐 마칸 2.0 모델을 타고 서울시내와 경기도 일대 약 300km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고성능 차량이 대부분인 포르쉐가 내놓은 다운사이징 모델이 실제생활에도 적합한지, 또 포르쉐 특유의 주행성능도 구현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알아봤다.
마칸의 외관은 '형님' 뻘인 카이엔과 비슷했다. 특히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전면부는 카이엔을 작게 축소시켜놓은 것같았다. 보닛에는 캐릭터 라인이 두줄 잡혀 있었다. 보닛 중앙에는 포르쉐 마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격자 모양으로 제작, 강한 인상을 완성했다. 앞범퍼 양쪽에는 크롬라인이 고양이 수염처럼 두줄씩 위치하고 있었다.
마칸의 측면모습은 SUV보다는 스포츠쿠페 느낌이 강했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은 각도가 컸다. 또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강조한 유선형의 옆모습은 당장이라도 달려나갈 것처럼 보였다. 뒷모습은 '마칸'라는 글자가 써있을 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차량의 문을 열어보니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두꺼운 강판을 사용한 것이다. 측면 충돌에서도 운전자와 승객을 지켜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파나메라, 카이엔 등과 동일한 아이덴티티(정체성)을 가졌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공조장치가 위치하고 있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어박스에는 기어봉과 오프로드,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주행모드를 조절하는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포르쉐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튼 배열을 좀더 직관성있게 제작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센터콘솔에는 컵홀더 2구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마칸이 데일리카(일상차량)로도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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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휠은 3포크 형식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잡는 느낌이 좋았다. 패들시프트는 마그네슘으로 처리, 누르는 감촉이 좋았다. 스티어링휠 뒷편으로 보이는 클러스터페시아(계기판)은 속도, RPM, 차량정보 등을 표시해줬다. 속도계와 RPM의 위치가 일반 차량과 다른 것이 마칸의 특징이었다.

시동을 걸자 포르쉐 특유의 '으르릉'하는 엔진소리가 들렸다. 마칸도 다른 포르쉐들처럼 열쇠구멍이 운전자 왼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고서 액셀레이터에 힘을 주니 '우우우웅'하는 엔진음이 크게 들려왔다. 잠재된 '주행본능'을 일깨우는 소리였다.
마칸은 최고출력 237마력, 초대토크 35.7kg.m의 강력한 힘을 갖춘 2.0리터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또 포르쉐 전용 PDK 7단 변속기를 장착, 고속주행에 적합한 기어변속을 제공했다. 구동방식은 풀타임 4WD(4륜구동)으로 차체가 높은 편임에도 안정적인 고속주행과 코너링을 보장했다.
마칸은 제원상으로는 다른 포르쉐 차량들보다 주행성능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다른 포르쉐 차량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시내주행에서는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기가 무섭게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해서 세심한 힘조절이 필요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달리고, 멈추고, 회전하는 등 기본기가 탄탄했다.
시내주행에서는 마칸의 실용성과 승차감을 주로 살펴봤다. 2.0리터로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연비와 승차감이 좋지 않으면 일상차량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칸은 저속구간에서 고급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과 승차감을 제공했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나 외부 소음이 거의 없었다. 동승자들은 안락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칸의 가속력을 느껴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올라서 고속주행을 실시했다. 스포츠모드로 바꾸고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니 RPM이 순식간에 4500까지 치솟았다. 동시에 차량은 눈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넘어섰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가속력은 포르쉐 스포츠카 '911 까레라'를 떠올리게 했다. 액셀레이터에 좀더 힘을 실어서 시속 180km까지 속도를 올렸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6기통 엔진 부럽지 않았다.
회전구간에서는 시속 120km 이상의 속도로도 매끄럽게 돌았다. 4륜구동 시스템과 21인치 바퀴가 차체의 쏠림을 막아줬다. 과속단속 카메라 때문에 속도를 급격히 줄일 때는 브레이크를 밟는 만큼 속도가 줄었다. '운전이 이렇게 쉬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은 좋은데 연비는 아쉬웠다. 제원상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8.9km/ℓ다. 이번 시승을 통해 얻은 실연비는 도심에서 7.4km/ℓ, 고속도로에서 9km/ℓ였다. 복합연비는 8.3km/ℓ로 나타났다. 2.0리터로 다운사이징을 시도했지만 가속력과 연비를 동시에 잡지는 못한 것이다. 가격도 부담스럽다. 출고가격은 7560만원이지만 풀옵션을 장착하면 1억1300여만원으로 훌쩍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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