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러운 2도어 소형 쿠페, 디젤 엔진 연비 16.7km로 소음 불만 잠재울 것
"찰

랑찰랑 으쓱으쓱".
BMW 220d을 타는 내내 생각한 동요의 한 구절이다. 220d는 BMW의 라인업 중에서 가장 작은 2도어 4인승 쿠페로, 좁은 도심을 연비 걱정 없이 경쾌하게 달리는 차다.
하필 첫 운전은 싸리눈으로 도로가 살짝 얼었던 밤이었다. 가볍고 작은 차체에 뒷바퀴굴림 굴림인 차는 미끄러운 겨울 도로에서는 더 위험할 수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다행히 220d는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운전감은 살짝 구식이다. 요즘 차들처럼 스티어링휠이 매끈하거나 브레이크가 부드럽지도 않다. 어딘가 모르게 거칠면서도 조금 가볍다. 기자처럼 너무 많은 전자장치로 정숙해진 차가 싫다면, 되려 마음에 들만한 부분이다.
2.0리터 BMW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은 엔진음을 숨기지 않았다. 속도를 낼수록 외부 소음과 맞물려 더 시끄럽게 느껴진다. 시승차는 고성능의 모습으로 안팎에 멋을 낸 M 스포츠 패키지였다. 비록 BMW의 고성능 버전인 M 시리즈는 아니지만, 허리가 잘룩한 시트 위에 앉아 작으면서도 두툼한 디자인의 스티어링휠을 잡고 코너를 돌다보면 스포츠카를 탄 듯한 기분은 낼 수 있다.
긴 보닛과 올라붙은 엉덩이(트렁크)는 지나가는 시선을 붙잡을 정도로 말쑥하다. 그렇다고 이 차에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나 오디오 음질을 기대하면 안된다. 오톨도톨한 플라스틱 마감재와 간단한 공간 구성은 220d가 어디에 힘을 주었는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내비게이션도 별도 장착하는 것이 낫다.

물론 다른 장점도 있다. 키 165cm 내외의 성인 여성 두 명이 타기에는 충분한 뒷자리와 소형 쿠페에서 보기 드문 넉넉한 390리터 트렁크를 갖췄다. 인테리어의 수준은 220d를 운전해 본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뉜다. 결론은 소형 쿠페의 운전 재미와 디젤의 고효율 만을 원해야 마음에 들 차란 말이다.
220d는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로 최고출력 184마력과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낸다. 가속페달을 반만 밟으면 곧바로 성질을 드러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1초가 걸린다. 아우디 TT보다는 넘어가는 과정이 점잖고 폭스바겐 시로코 보다는 예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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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d의 몸놀림이 유난히 경쾌한 것은 50:50으로 힘을 배분한 서스펜션도 한몫한다. 사실 차종에 따라 이상적인 힘 배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겪어본 바, 220d는 말그대로 팽이처럼 잘 돈다. 그래서 날씨와 도로 조건에 따라 운전에 자신감을 잃거나 편안한 주행을 선호한다면 이 차는 피하는 게 낫겠다.
220d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16.7km다. 오토 스타트 앤 스탑 기능은 껐다 켤 수 있다.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되므로 공영주차장 50%, 지하철 환승주차장 80% 할인 등의 혜택도 받는다. 막히는 서울 도심에서 히터를 틀고 오가는 동안은 10~12km내외를 유지했다. 자잘한 소음 따윈 참을만 한 연비 아닌다. 대신 그 대가로 52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