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종사 정신질환 관리" 獨저먼윙스 사고대책 나왔다

[단독]"조종사 정신질환 관리" 獨저먼윙스 사고대책 나왔다

오상헌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2015.06.09 15:19

(상보)국토부, 가이드라인 빠르면 이달시행...조종사단체 "정신질환자 간주, 인권침해"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 A319기종/자료=WINGS900.co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 A319기종/자료=WINGS900.co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발생한 독일 항공사 저먼윙스 추락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조종사들의 정신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각 항공사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지만 조종사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항공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조종사의 정신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빠르면 이달 안에 국적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시행토록 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국적항공사가 조종사 채용 전 인성검사는 물론 범죄경력조회 등 신원조사, 필요시 정신질환 판정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를 하도록 명시했다. 국토부는 다만 신체검사 내용은 승인된 사람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비밀보호 조항을 가이드라인 제15조에 명시키로 했다.

항공사는 또 사내에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 관리자가 조종사의 정신질환 여부를 살피기 위해 주기적으로 또는 필요할 경우 면담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종사가 자발적으로 정신질환 사실을 신고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정신질환이 의심되거나 확인되면 해당 조종사의 비행을 중지시키고 치료가 완료된 경우 비행복귀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먼윙스 사고 이후 조종사의 정신질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며 "지금도 일부 항공사에선 진행하는 사안이지만 더 종합적이고 체계화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해 빠르면 이달 중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보고 이행 사항이 미진할 경우 추후 고시를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적 항공사 조종사 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조종사 개인의 정신건강 정보와 범죄경력을 수집·관리·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법적 근거가 미비한 인권침해라는 게 이유다.

대한항공(24,550원 ▼550 -2.19%)아시아나(7,040원 ▼20 -0.28%), 제주항공 노동조합,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항공협의회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국토부 가이드라인은 조종사들을 잠재적 정신질환자로 간주하는 인권침해이자 초법적 전시행정"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조종사 노조들은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는데 어떤 조종사가 자신의 심리 문제를 솔직히 상담 받고 치료를 받으러 가겠느냐"며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조종사들이 오히려 심리적 문제를 숨기게 되고 제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정신질환 사고위험이 극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미국연방항공국(FAA) 등이 국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대책은 '조종실내 2인 상주의무화' 정도의 조치가 전부"라며 "그 밖의 대책은 연구조사나 문제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예방은 조종사의 스트레스와 피로도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정신질환 예방활동이어야 한다"며 "이번 가이드라인과 같이 조종사 정신질환자 색출·관리로 오히려 조종사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종사 노조는 국토부가 이번 가이드라인을 강행할 경우 국회청원과 집회 등을 통해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의견은 이미 수렴을 했고 조종사 단체들과는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충분히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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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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