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자업계 '몸값' 찾기 필요하다

[기자수첩]전자업계 '몸값' 찾기 필요하다

임동욱 기자
2015.08.11 15:45

"대형 종목의 주가가 이게 뭡니까. 경영진은 뭐하고 있나요"

"앞으로 투자 대상으로 쳐다도 보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 포털의 주식게시판에서 모 전자업체에 투자한 개인 주주들이 올린 불만들이다. 주주들이 올린 글은 하루새 수백 개가 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1년새 주가가 '반토막' 난데다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지 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수년간 지키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높여 오던 국내 전자업계가 심각한 '몸값 디스카운트'를 겪고 있다.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111만5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 고점에 비해 5개월 새 주가가 최대 26.2%나 빠졌다. 222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현재 170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5개월 새 5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업계 2위 LG전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주가 4만원선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가의 방향성을 점치기 어렵다. 한때 24조원에 달했던 몸값은 11일 주당 4만원을 겨우 방어하며 현재 6조원 중반으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주가는 1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가가 단순히 빠졌다고 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 청산 시 주주가 배당받을 수 있는 자산 가치를 뜻하며, 이 수치가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BR은 각각 1.05배, 0.62배 수준이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간신히 장부에 적힌 순자산가치 정도만을 인정받고 있고, LG전자는 큰 폭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는 셈이다.

경쟁자 애플의 PBR이 현재 5.24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전자업체들은 '바겐세일' 중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 전자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않다는 점은 누구나 안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과 TV 등이 '시장 포화'라는 덫에 걸렸다. 환율변동 및 중국 후발업체들의 추격도 부담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의 선수들은 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종목에서 '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 전자업계는 '세계 최고'의 제품 스펙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다.

리더는 '꿈'을 주는 사람이다.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더욱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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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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