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닛산의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는 일본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차다. 일본 브랜드의 차라고 하면 내구성 있고 조용하지만 재미는 그다지 없는 차로 통한다. 하지만 지난 주말 맥시마로 국도와 고속도로를 500km 이상 달려보니 과거 가솔린차가 주류를 이루던 때의 독일차 이상으로 주행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맥시마는 외관부터가 스포츠 세단을 추구한다. 현대차 쏘나타와 비교했을 때 앞 뒤 길이가 4.5cm 더 길지만 높이는 4cm 낮아 그만큼 무게 중심이 낮다. 역시 무게 중심이 낮은 저중력 시트를 적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착석을 하면 마치 스포츠카에 탄 듯 엉덩이를 깊게 묻어야 한다.
측면 역시 활기가 넘친다. 두툼한 있는 후드와 지붕, 곡선 형태로 떨어지는 그릴 부분이 조화를 이룬다. 날렵한 독수리의 머리를 연상시킨다. 이 차의 디자인은 전투기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 많은데, 특히 둥글게 휘어진 전면 유리는 전투기 유리 덮개처럼 보인다. 명색이 플래그십 세단인데, 이렇게 점잖지 않은 디자인을 택한 것은 모험적이다.
운전석도 전투기 조종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각종 계기와 디스플레이가 모여 있는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방향으로 7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가 나를 감싸 안은 듯한 느낌이다. 운전대는 아래 부분이 직선인 'D컷'으로, 스포츠카와 닮은 부분이다.

시동을 거니 우렁찬 엔진 소리가 적막을 깬다. 맥시마에 적용된 엔진은 14년 연속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워즈오토(Ward’s auto)로부터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될 정도로 검증된 3.5리터 6기통 VQ 엔진이다. 최고출력 303마력(ps), 최대토크 36.1kgf·m를 낸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자 엔진음이 커지면서 금세 초고속 상태에 도달한다. 스포츠카처럼 민첩하다. 핸들 반응도 일반 준대형 세단에서 경험하기 힘들 만큼 빠르다.
외부 소음이 차단돼 엔진음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차에는 불필요한 소음을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Active Noise Cancellation)을 탑재했다. 또 앞좌석 창문뿐 아니라 앞유리도 방음처리 글라스를 사용해 풍절음을 최소화했다. 보닛 안쪽에도 방음 패드를 장착해 엔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했다.
고속도로에서 잦은 차선 변경을 해야 할 때면 이 차가 얼마나 안전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 Predictive Forward Collision Warning)은 전방 주행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의 상대적인 속도, 거리를 감지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사고 위험이 있으면 운전자에게 소리와 계기반 불빛으로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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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운전자 주의 경보(DAA, Driver Attention Alert) 기술은 운전자의 운전 패턴 학습을 통해 졸음, 부주의 등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상시 운전자 운전 패턴을 시스템에 저장해 뒀다가 평소와 다른 주행을 할 경우 시각과 음향 시그널을 통해 휴식을 취하라는 메시지를 표시한다.
아쉬운 게 있다면 연비다. 서울의 막힌 도로를 운전할 때 리터당 5km를 넘길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서 리터당 11.5km가 최고 기록이었다. 힘 좋고 몸놀림도 빠르고, 안전하고, 가격까지 싼 차가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차는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