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외면...위기의 韓 디스플레이①]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 제외 논란

당정이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구 반도체특별법) 지원 대상에 디스플레이 분야를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부처간 이견으로 특별법의 이달 국회 통과가 무산된 가운데 반도체와 함께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 결과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 초안에 디스플레이 분야를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는 관련 업계 경영진을 국회로 불러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지만, 끝내 각종 세제 혜택 등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정이 추진 중인 특별법에는 반도체와 코로나(COVID-19) 백신, 배터리 등 3개 품목만 포함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스플레이 산업도 담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이른바 '반디'(반도체·디스플레이)가 이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디스플레이 분야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국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을 전략 육성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역행적인 정책"이라고 우려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수출에서 디스플레이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3.5%(180억달러·약 21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 산업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부처간 줄다리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초 특별법에는 일부 수도권 대학 정원 완화(수도권정비계획법)를 비롯해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의 예외 적용이 유력시됐으나 이마저도 물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변재일 민주당 반도체특위위원장은 "정부가 입법일을 못하는 이유가, 정부 내에 이런 법안(특별법)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상당히 약하다"며 법안 도출 과정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분야 배제가 국가산업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LCD(액정표시장치)를 넘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중국의 대대적 정책 전환이 임박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 산업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같은 대기업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를 어떻게 설득시키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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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고순도 불화수소 사용은 물론 미세 공정 등 유사한 측면이 적지 않다"며 "한국 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1위를 수성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