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1년째 날개 못편 '메가 항공사'③

대한항공(24,950원 ▼450 -1.77%)-아시아나항공(7,060원 ▼30 -0.42%) 인수·합병을 위한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 1월 14일부터 9개 필수신고 국가와 5개 임의신고 국가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이래 터키,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필수 신고 국가 중에서는 대한민국·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의 심사가 남았다. 임의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호주·싱가포르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해외경쟁당국 일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중복노선'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특히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무조건 승인은 어렵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합병을 승인해도 일부 항공 노선의 사업권 매각 등 조건을 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결합심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절차도 결국 지연되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유상증자로 3조3000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이같은 자금 수혈을 통해 5조원에 달하는 단기 부채 일부를 갚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도 연말로 연기됐다.
과도한 경쟁과 코로나19 여파로 출혈경쟁에 돌입한 저가항공사(LCC) 업계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심사와 함께 지연되면서다. 현재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코로나 이후 줄어든 항공 수요를 잡기 위해 출혈경쟁 등이 더욱 심해지면서 대다수가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각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진행되기 때문에 심사가 늦어질수록 관련 계획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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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공정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 생기는 파장 등을 놓고 보면 (공정위가) 조금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쟁당국이 앞장서 주면 좋겠고, 다른 경쟁당국을 설득도 해줬으면 좋겠다"며 "너무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데들이 결정하는 것을 보고 하려는 것 같아 심히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일단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을 보인다. 심사를 진행 중인 모든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이번 M&A가 최종 성사되는 것인 만큼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업결합과 관련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