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요소수가 사라질 뻔했던 날

[기자수첩]요소수가 사라질 뻔했던 날

김성은 기자
2021.11.23 05:35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없으니 공기처럼 중요했단 걸 알게 됐다."

최근 일단락된 요소 및 요소수 대란을 두고 나온 산업 관계자의 평가다. 정부, 기업이 물량을 공수해오며 급한 불은 껐지만 디젤 화물차 발이 묶여 택배는 물론 각종 생필품, 소비재, 산업재 이동이 멈출 뻔한 기억은 아찔하게 남았다. 또 언제든 이와 같은 일이 다른 품목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장기 숙제를 안겼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對)세계 1만2588개 수입품목 중 올해 1~10월 기준 특정 한 국가에 80% 이상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총 3911개나 된다. 이 중 47%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수출 문제는 언제든 다른 품목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요소수를 계기로 정부가 관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해 문제인식을 공유했다.

요소수 사태는 세계화 흐름에 역행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요소 자체가 생산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원료였다. 원재료가 되는 광물이 나는 곳, 인건비가 싼 곳이 당연히 경쟁우위가 있어 우리나라는 이미 10년 전에 마지막 남았던 요소 공장 문을 닫았다.

엄혹한 신냉전 시기 각국이 보유한 자원을 전략물자화에 나서면 기존의 경제 논리는 더이상 통하게 되지 않게 된다. 일각에서는 중요 소재에 대해 자국 생산체제를 갖춰야 한단 지적도 나오지만 문제는 그런 소재가 너무 많고, 어떤 소재에서 요소수 사태같은 일이 발생할지 예측이 어려우며, 인건비나 물류비를 감안하면 너무나 비효율적이란 점이다.

팬데믹 이후 전세계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중이다. 이제 공급망은 경제적 논리에 안보까지 얹어서 접근해야하는 새로운 대상이 됐다. 비효율적이란 점을 알지만 안보를 위해 사회는 비용(세금)을 지불할 수 있다는데 합의가 이뤄질까? 마스크, 백신, 요소수 사태에서 알게 됐듯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대응은 수시로 필요해질텐데 이를 위한 새 컨트롤타워 정비가 필요치 않을까? 쉬운 문제가 아니기에 그 누구도 해법을 명확히 내놓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대해 이제 고민할 때가 됐다는 데에는 입을 모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