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반값에, 충전은 쉽게…수소차 키우는 자동차 왕국

차는 반값에, 충전은 쉽게…수소차 키우는 자동차 왕국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최민경 기자
2022.01.04 10:10

[신년기획]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미국편 (上)

[편집자주] 화석 연료에서 청정 에너지로, 탄소중립을 향한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해내기 위한 에너지대전환의 큰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청정 에너지가 구현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치열한 경제 전쟁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와 탄소중립 이슈를 주도해온 머니투데이는 2022년 새해를 맞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동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현장을 돌아보는 '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를 연재합니다.

"차 반값에 1800만원 연료비 지원"…美 수소차 가장 많이 달리는 곳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의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차가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의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차가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미국에서 전기차와 수소차가 가장 많은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비중이 0%에 가까운 지역. 미국 내 태양광 설비 설치 1위. 캘리포니아주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캘리포니아는 어떻게 이처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지역이 될 수 있었을까?

지난달 찾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주 정부가 주도한 수소차와 전기차 '인프라'에 기업, 학교들까지 나서 친환경차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었다. 이 인프라가 바로 캘리포니아의 청정에너지 사용률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美 수소차는 모두 캘리포니아에…수소천국 될 수 있었던 이유

토요타와 혼다의 기부를 받아 만든 트루제로의 수소충전소/사진=최민경 기자
토요타와 혼다의 기부를 받아 만든 트루제로의 수소충전소/사진=최민경 기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 기름을 충전하기 위해 들린 주유소에서부터 수소충전소가 눈에 띄었다. 기존 주유소 부지에서 수소충전소를 함께 운영하는 융·복합충전소. 기존 휘발유 충전소와 5m 이내에 무인수소 충전기가 있었다. 이 수소충전소는 세계 최대 수소충전소 운영 업체인 '트루제로(TrueZero)'가 제작한 것으로 일본 완성차 메이커 토요타와 혼다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캘리포니아의 수소충전소 인프라는 미국 내에서 압도적이다. 2019년 기준 미국 내 수소충전소 44곳 중 43곳이 캘리포니아에 위치했을 정도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운영중인 수소충전소 45곳에 외에 건설 중인 곳도 9곳에 이른다. 3곳의 수소트럭 충전소도 지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도 로열 더치 쉘과 손잡고 캘리포니아 골든스테이트에 48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인구수는 약 4000만명. 1000만 명인 서울에는 아직 수소충전소가 4곳에 불과하다.

캘리포니아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충전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 주 정부를 중심으로 2023년까지 123개의 충전소를 건설하고, 수소차를 최대 3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운 뒤 착실하게 이행 중이다. 2030년엔 1000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지도로 검색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인근 수소충전소. 주요 도로를 따라 수소충전소가 설치돼있다./사진=구글맵 캡처
구글 지도로 검색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인근 수소충전소. 주요 도로를 따라 수소충전소가 설치돼있다./사진=구글맵 캡처

주 정부의 수소차 보조금 지원도 캘리포니아가 수소차 생태계를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캘리포니아 산 호세에 거주하는 수소차 이용자 유진우씨(25)는 "2020년 6월 토요타 미라이를 첫 차로 구매했다"며 "제조사의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연방정부와 주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조금 및 세금 공제 혜택, 연료비 보조 혜택을 알게 된 후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토요타 미라이의 경우 출고 가격은 5만5000달러로 책정됐지만, 토요타에서 2만달러 정도 할인해주고 연방 정부에서 8000달러 정도의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했다"며 "캘리포니아주에선 30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3년 동안 유효한 1만5000달러 상당의 연료카드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의 연료비 지원 정책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수소차를 선택하는 추세"라며 "당장은 연료용 수소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연료비를 보조함으로써 수소차를 보급하고, 그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에 의해 연료용 수소의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이 제일 쉬웠어요"…2030년 전기차 400만대 목표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교 주차장의 지하1층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있는 자리가 대부분이다./사진=최민경 기자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교 주차장의 지하1층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있는 자리가 대부분이다./사진=최민경 기자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또한 잘 갖춰져 있었다. 주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학교 등 지역 내 공동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의 스탠포드 대학교 지하 주차장은 1층은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주차자리마다 전기차 충전기가 배치돼있다.

단독 주택이 많은 미국 특성상 자택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 경우도 많았다. 현지 테슬라 매장에선 전기차와 함께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가정용 전력장치 파워월(Powerwall)을 주력제품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박용민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특히 전기차 충전소 지원정책에 있어서 다른 주보다 뛰어나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때도 설치 비용의 3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는 전기차를 2025년까지 약 150만대로 늘리고, 2030년까지 400만대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40% 정도로 줄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5년부턴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美 내 태양광 1위…석탄화력발전 0%에 수렴

캘리포니아주는 석탄화력발전소 등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려는 노력도 지속 중이다. 2015년 주법을 개정해 미국 최대의 공적 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과 교직원연금(CalSTRS)이 석탄발전회사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미 실시된 투자도 2017년 7월까지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2007년엔 캘리포니아 전력원 중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던 비중이 17%였지만, 2017년엔 4%까지 떨어졌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캘리포니아 사용 전력 중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2.7%다. 천연가스 화력발전이 37%,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33%, 수력발전이 13.5%, 원자력발전이 9.3%를 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이면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0%에 수렴하게 된다. 미국 전력원 중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캘리포니아는 2030년까지 6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캘리포니아 내 태양광 발전의 경우 2020년 기준 840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박 관장은 "캘리포니아는 기업들도 친환경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라며 "2012년 쯤 캘리포니아의 빅테크 기업들이 청정에너지, 클린테크(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기술)에 투자한 것이 현재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0년 내 수소 생산 비용, 5분의 1로 낮추겠다" 수소강국 美의 자신감

프랭크 월락 美 FCHEA(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 대표 인터뷰

Frank Wolak FCHEA 대표/사진제공=FCHEA
Frank Wolak FCHEA 대표/사진제공=FCHEA

탄소중립 로드맵의 핵심으로 떠오른 수소. 전 세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 패권을 잡기 위해 집중하는 가운데, 단연 앞서나가는 나라가 있다. 10년 안에 청정수소 1kg을 1달러에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미국이다.

미국 내 수소와 연료전지 관련 6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를 대표하는 FCHEA(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의 프랭크 월락(Frank Wolak) 대표는 "미국은 에너지 어스샷(Energy Earthshots) 이니셔티브를 통해 10년 안에 수소 1kg당 1달러에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수소 생산 비용이 kg당 5~5.3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5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30년 미국의 수소 생산비용이 kg당 3~3.2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도 낮은 비용이다.

월락 대표는 "미국은 에너지 어스샷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단계로 저탄소 수소에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청정수소 생산 크레딧 제정을 앞두고 있다"며 "크레딧이 제정되면 청정수소를 kg당 3달러에 생산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수소 상용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던 높은 비용이 상당부분 해결된다는 의미다.

미국의 자신감은 기존의 막대한 수소 생산량과 유통망, 공격적인 투자에서 비롯된다. 월락 대표는 "오늘날 미국은 매년 약 115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는 176억 달러(약 2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며 "전국 여러 곳에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은 연간 약 10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했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14%에 해당한다. DOE는 수소를 1kg당 1달러에 생산하게 되면 청정수소 사용량이 현재보다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FCHEA는 이를 통해 미국의 수소 시장이 2030년까지 1400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7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2050년까지 16%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미국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미 1600마일(2574km)의 수소 공급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락 대표는 "수소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수송하기 위해 현재 많은 시연과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저탄소 연료와 전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언에너지, 셈프라에너지 등 미국의 20여개 에너지 기업들은 천연가스 파이프를 활용한 수소 공급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2200만명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셈프라에너지의 소칼가스는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 수송해 파이프와 기기·장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을 진행 중이다. 도미니언에너지도 유타주에서 이와 비슷하게 5% 수소 혼합 천연가스 공급을 시험하고 있다.

수소경제를 위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월락 대표는 "현재 미국은 화석연료 개질을 통해서 대부분의 수소를 생산하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엔 청정수소의 생산비용을 낮추고 수소 상용화를 돕기 위한 95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의 투자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인프라법안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는 청정수소 허브에 80억 달러를 지원하고, 청정수소 생산·전달·저장·사용 장비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데 5억 달러를 지원한다. 또 전기 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전해조 연구개발 보조금으로 10억 달러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2차 인프라법안으로 불리는 BBB(Build Back Better)까지 통과되면 그린수소 생산과 사용에 대한 민간 투자까지 지원할 수 있다.

월락 대표는 "수소 인프라의 핵심 조건은 청정수소 개발 및 비용 저감을 위한 정부의 경제 및 정책 지원"이라며 "FCHEA는 수소 상용화를 위한 세금 공제 및 인센티브를 확대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美 태양광 잘 되는 이유?…"韓 '이것' 도입해라"

헨리 윤 174PG(파워글로벌) 대표 인터뷰

한화에너지 174파워글로벌 헨리 윤 대표/사진=174PG
한화에너지 174파워글로벌 헨리 윤 대표/사진=174PG

"미국 뉴욕주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가구를 모집해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해당 가구는 기존 전력보다 10%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청정에너지를 누구나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인데 한국에도 이 같은 커뮤니티 솔라(Community Solar) 제도가 도입된다면 재생에너지 확산에 도움이 될 겁니다."

헨리 윤 174PG(파워글로벌) 대표는 한국에 도입이 시급한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74PG는 한화에너지의 미국 법인으로 PV(태양광발전),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수소 생산 등을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기업이다.

특히 미국 태양광발전에서 174PG의 실적은 압도적이다. 174PG는 C&I(상업용·산업용), 분산형, 주택용 PV 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다. 미국에서 8GW(기가와트)에 가까운 광범위한 태양광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GW 이상의 전력구매계약(PPA)를 체결했다. 2018년엔 우드맥킨지에서 미국 PV 개발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미국 태양광 시장의 확장성을 인지하고 일찌감치 뛰어든 덕분이다. 윤 대표는 "미국의 총 태양광 발전량은 1984년 약 500만kWh에서 2020년 1330억kWh만큼 증가했다"며 "그 중 66%는 유틸리티 규모의 PV고, 31%는 분산형, 소규모 태양광발전 시스템 및 발전소가 2%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는 이유로 미국의 정책과 환경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행정적인 지원이 많다"며 "미국 연방 인센티브 시스템인 ITC(Investment Tax Credit)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ITC는 태양광, 풍력, 수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기술 관련 투자에 부과되는 세금의 일부를 공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제도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시장이 활성화됐다.

미국은 주택용 태양광발전 시장도 한국에 비해 크게 발달된 편이다. 일조량이 강한 데다 저층 단독주택이 많고 전력 소비량이 많은 미국 특성상 태양광발전 설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또 넷미터링(Net-metering)과 같은 제도적 지원도 주택용 태양광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넷미터링 제도는 기업이나 가정의 재생에너지 시설에서 생산하고 남는 전력을 전력회사에 판매하는 제도다.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와 분산전원의 이용을 위해 도입됐다.

분산형 전원이 발달된 것도 미국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긍정적이다. 분산형 전원은 화력 및 원자력 발전과 같은 대규모 집중형 전원과 달리 전력 소비가 있는 지역 근처에 분산·배치할 수 있는 소규모의 발전 시설이다.

윤 대표는 "분산형 전원이 확산되려면 양방향 전력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누구나 집주인, 상업용 건물 등에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된 공급자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한국도 최근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직접 판매할 수 있게 한 전기요금법을 개정한만큼 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면 분산형 전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차 인프라 패키지법안인 'Build back better(BBB)' 법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표는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BBB 법안은 ITC 공제율 30%를 2031년까지 연장하고 태양광 생산세 공제 등 제도를 시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BBB가 통과된다면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더 가속화되는 기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174PG는 이러한 미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이점을 바탕으로 그린수소 사업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미국의 주요 지역에서 그린수소 시설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며 "5년 이내 그린수소 사업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할 거고 10년 내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해 향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도 한다…빅테크 기업 '통큰 투자' 쏠린 곳은

박용민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 인터뷰

박용민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사진제공=KOTRA
박용민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사진제공=KOTRA

"캘리포니아가 탄소중립, 기후 대응에서 미국 다른 주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실리콘밸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실리콘밸리는 빅테크 기업과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이 몰리는 곳인데 이 돈이 지금은 기후 기술(Climate tech)로 향하고 있습니다."

박용민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캘리포니아가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로 꼽히는 것에 대해 이같이 해석했다. 기후 기술은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성에 대응하는 기술로 청정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저감 기술, 기후 측정·분석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박 관장은 "캘리포니아 주 정책이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면에선 다른 주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주와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크게 다른 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캘리포니아가 특별한 것은 스타트업이 많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지역이란 점이다. 박 관장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환경과 기후 기술쪽 관심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에 전기차가 많은 이유도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기반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아마존 같은 경우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을 비롯해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스타트업,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등 저탄소 경제에 도움 되는 곳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는 2040년까지 아마존 정체에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기술·서비스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30년까지 자사가 배출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탄소 네거티브' 계획을 밝혔다. 박 관장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솔루션을 보유한 클라임웍스(Climeworks), CCS 기술로 유명한 카본큐어테크놀로지(CarbonCure Technology) 등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기후 혁신 기금을 통해 대기오염, 온실가스 측정 및 분석 플랫폼을 보유한 아클리마(Aclima)의 펀딩에도 참여했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전체 투자자금 중 40%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정보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2012년엔 기후 기술 관련 기업으로 유입된 투자금이 1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100억 달러를 뛰어넘으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20년엔 160억 달러를 기록했다.

박 관장은 "2021년엔 기후 기술 관련 투자금이 190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거엔 반도체·인터넷·모바일·AI(인공지능)에 VC의 투자자금이 모였다면 기후 기술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의 VC들은 기후 기술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10년 안에 투자금의 10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관장은 국내 스타트업들도 이런 투자 흐름을 주목하고, 기존 사업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은 AI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스타트업은 국내 대기업이 잘하는 반도체와 전기차 쪽으로 AI를 접목시켰지만, 기후 대응 역시 AI를 적용할 수 있어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AI 스타트업인 알체라를 예시로 들었다. 박 관장은 "알체라는 원래 안면 인식 기술로 유명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에 진출하면서 딥러닝을 통해 산불을 예측하는 기후 관련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지구온난화로 대규모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코트라에서도 한국 스타트업들의 기후 기술 산업 진출을 적극 도울 예정이다. 박 관장은 "올해엔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등을 포함한 기후 변화 관련 주제로 데모데이(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열 계획"이라며 "기후 쪽은 한국이 원래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배터리 산업 등을 잘 해왔기 때문에 잘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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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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