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웃집 이재용

[기자수첩]이웃집 이재용

이재윤 기자
2023.02.14 04:09
지난해 10월 취임 첫 행보로 광주의 상생 협력 현장을 찾은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이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장록동 디케이 협력업체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지난해 10월 취임 첫 행보로 광주의 상생 협력 현장을 찾은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이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장록동 디케이 협력업체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 회장의 취임 이후 움직임이 사뭇 남다르다. 취임 이후 협력 중소기업을 가장 먼저 찾았고 지방 사업장을 돌았다. 현장에선 직원들과 대면 간담회도 빼놓지 않았다. 대학생들을 만나 격려하는 자리도 있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 서초구에서 재판을 받으면서도 이 일정을 지속해 왔다. 직접 발로 뛰는 재벌총수의 모습은 수많은 인증샷에 담겼다.

이는 회장이 만들려는 '새로운 삼성'의 한 단면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해 10월 회장직을 맡으며 사내 게시판에 공개한 글에서 삼성의 조직문화 개편을 예고했다. 이 회장은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그 조직의 한 가운데로 스며 들어가는 길을 택한 것처럼 보인다. 직원들에만 적용했던 수평호칭을 확대한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름의 영문 앞글자 JY(재용)나, 영어이름 제이(Jay) 또는 '재용님'으로 불린다.

이런 리더십은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 등으로 잘 알려졌던 선대 회장들과 차별화된다. 이병철 회장의 1983년 일본 도쿄 선언, 이건희 회장의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과 도전을 위한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진 삼성의 CEO인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달라진 조직문화 속에서 삼성의 미래 먹거리가 나올 것이라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인재제일의 전통을 이어받되 구현하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

이제 취임 100일이 갓 지난 이 회장의 행보에 대해 당장 어떤 평가를 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기사의 댓글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체감되는 반응은 '믿음직스럽다' 거나 '(다른분야에서도)세계 일등이 되길 바란다'는 등 대체로 우호적이다.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국민들의 여론에도 귀 기울이는 이웃집 형, 동생 같은 '친근한 이 회장'의 이미지가 또 하나의 '새로운 삼성'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재용의 삼성'이 새로우면서도 강력한 기업 히스토리를 써 가기를 빈다.

이재윤 기자./사진=머니투데이DB
이재윤 기자./사진=머니투데이DB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