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경제단체가 최근 한달 동안 여당 지도부와 일제히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는 한 목소리로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경제단체의 호소에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대외경제 불안정성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해달라"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말은 간절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재계는 스킨십을 늘려가며 민간 경제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좇아 협력해왔다. 아랍에미리트부터 스위스, 일본, 미국까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경제단체와 각 기업 총수들이 함께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는 윤 대통령 방문에 맞춰 수조원의 투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기현 여당 대표의 말처럼 "대한민국이 기업이 뛸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줄 것"같은 기대감도 들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1년, 그럴듯한 구호와 달리 현실은 지지부진하다. 경제계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력 산업에 대한 지원,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재검토와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경제형벌 완화 등 염원을 담은 경제활성화 과제를 전달했지만, 이를 처리해야 할 국회는 '스톱' 상태다. 지역구에 '공장을 유치하겠다'며 각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낼 땐 언제고, 정작 경제인들이 처리를 읍소한 경제 과제들은 뒷전에 밀린 듯하다.
김 대표는 15일 전경련과의 정책간담회에서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치권이 해야 할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작금의 국회가 그렇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만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미일테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 한다면 국외로 동분서주했던 기업인들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정치인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도 뒤따를 수 밖에 없다.
김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월 첫 만남에서 '민생과 경제 해결'을 위한 협치를 약속했다. 그들이 입을 모아 말했듯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는 민간기업이다. 협치를 언급한 지 2달 지났다. 총선 시간표에 맞춰 허울뿐인 제스처는 그만두고 이제는 실천에 속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