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탈탄소 투자 돕는 獨 "에너지 전환은 산업계에 기회"

기업 탈탄소 투자 돕는 獨 "에너지 전환은 산업계에 기회"

권다희 기자
2025.11.18 06:21

[인터뷰]디트마 그륀디히 독일에너지청(dena) 산업본부장
"규제·시장·재정 결합한 정책 조합이 가장 효과적"
독일, 기업에 탄소차액계약(CCfD) 등으로 기업 탈탄소 투자 지원
한국과 독일, 그린수소 전해조 제조·철강 수소실증 등 협력 시너지 높아

디트마 그룬디히 독일에너지청(dena) 산업무역본부장이 2025년 11월13일 서울 중구 소재 노보텔 엠버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 =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
디트마 그룬디히 독일에너지청(dena) 산업무역본부장이 2025년 11월13일 서울 중구 소재 노보텔 엠버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 =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

"에너지전환을 기회로 보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큰 변화는 항상 저항을 동반하지만 에너지전환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새로운 사업 모델을 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디트마 그룬디히 독일에너지청(dena) 산업본부장이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건 산업계와 사회가 에너지전환으로 '윈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규제와 지원, 시장을 움직이도록 하는 제도의 조합이 중요하다는 데도 방점을 찍었다.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를 주요 주주로 둔 싱크탱크 독일에너지청에서 산업부문 에너지전환 추진을 총괄하는 그는"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을 때 비로소 필요한 답을 찾고 실질적 전환이 가능하다"며 "에너지전환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머니투데이는 주한독일상공회의소 주최 행사 참가 등을 위해 방한한 그와 서울 중구 소재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독일 산업계의 에너지전환 대응 현황과 과제를 들었다.

독일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그래픽=이지혜
독일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그래픽=이지혜
"독일 산업계, 전기화 어려운 분야 에너지전환 고심"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독일 경제 구조에서 산업계가 에너지전환을 이루는 건 난제다. 그는 이 과정의 가장 큰 도전과제로 "전기화가 어려운 공정·고온 열 수요, 경쟁력 있는 비용의 그린수소 등 저탄소 원료 확보, 복잡한 공급망 전반의 배출량 정보를 정량화·관리하기 위한 정보 격차"를 꼽았다.

그는 "이러한 제약에 더해 투자위험, 전력망 제한, 수소 운송 인프라, 탄소 가격 및 무역 조치에 따른 단기 경쟁력 우려가 존재한다"고 했다. 독일 기업들도 의무화된 공급망 보고, '그린' 원료 확보 등에 따른 비용과 경쟁력 약화를 고민한다는 것.

그럼에도 독일은 유럽연합(EU) 보다 더 높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표 참조)했다. 무엇보다도 이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한국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그는 독일 산업계의 2035년 NDC 대비에 대해 "전기화·수소전환 등의 저탄소 기술 도입, 에너지관리·디지털화 확대, 개보수·저탄소 자산 중심 투자계획 재편이라는 세 축으로 준비 중"이라 했다.

탄소감축이 주요 변수가 된 전세계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서도 "탄소배출 관련 규제준수 비용, 공급망 탈탄소 요구에 따른 데이터 격차, 리쇼어링(해외 이전 제조공장의 국내 복귀) 압력은 위험 요인"이라면서도 "저탄소 제품 프리미엄 시장, 수소·저배출 공정기술 분야 선도,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업스트림(공급망 전방 단계) 탈탄소화는 기회"라 했다.

독일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및 감축 목표 및 배출 변화 단계/그래픽=김지영
독일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및 감축 목표 및 배출 변화 단계/그래픽=김지영

"규제, 시장, 지원 결합한 종합 정책 조합이 가장 효과적"

독일이 성공적으로 이행 과정을 밟고 있는 배경에는 '당근과 채찍'을 모두 담은 정책 패키지가 있다. 그룬디히 본부장은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규제·시장기반·재정수단을 결합한 종합적인 정책 조합"이라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효율 의무제가 지속적인 진전을 보장하고, 기후중립 제품 할당제와 같은 수요 기반 정책이 저탄소 기술 투자를 촉진한다"며 "탄소차액계약(CCfD)은 초기 프로젝트비용 격차를 해소하고 탄소 가격 변동성과 장기 불확실성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이라 설명했다.

특히 CCfD로 대표되는 '기업에 투자 유인을 주는' 정책이 독일 기업들을 이 분야의 선두로 세운 배경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는 철강·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전기화·청정수소·CCS(탄소포집·저장) 등 저탄소 생산공정에 투자할 때 15년간 발생하는 추가 생산비용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기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게 핵심으로 성과가 가시적이다. 이 제도의 지원으로 세계 최초 청정수소 기반 대규모 직접환원철(DRI) 생산시설이 2027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전해조(물을 전기분해하는 그린수소 생산 핵심설비)와 연료전지 제조기술 공동개발, 철강·화학 등 부문별 수소 활용 실증, 디지털 에너지관리 실증공간 공유, 표준·인증 일치를 위한 정책 대화"를 꼽았다. 아울러 한국 역시 "투자 위험을 낮추는 명확하고 장기적인 시장 규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반 에너지관리·배출 데이터 구축과 산업 수요와 병행한 수소 공급망 조기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일 산업 부문의 최종 에너지 소비/그래픽=이지혜
독일 산업 부문의 최종 에너지 소비/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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