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첫날부터 "진짜 사장 나와라"… 경영계 우려 현실로

노란봉투법 첫날부터 "진짜 사장 나와라"… 경영계 우려 현실로

오문영 기자, 이현수 기자, 박진호 기자, 김서현 기자
2026.03.11 04:10

모든 업종 원청교섭 요구 빗발
민노총 1.5만명 투쟁선포대회
금속노조는 벌써 16곳에 촉구
정치권 지지속 입김 확대 전망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첫날인 10일 전국 곳곳에서 원청을 상대로 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가 잇따랐다. 제조·에너지·공공서비스·택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으며 정치권도 노동계에 힘을 보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노동계의 입김이 전방위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1만5000명(경찰 추산)이 참여하는 투쟁선포대회를 열어 "원청교섭 쟁취"를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900여개 사업장에서 14만명 규모의 조합원이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원청의 대응을 보면서 업종·지역별로 집회를 확대하고 필요하면 오는 7월 총파업도 전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해 개정노조법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교섭회피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며 "원청과의 직접교섭 현실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도 이날 제각각 집회나 회견을 열어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했다.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청진동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진짜 사장 나와라" "과로사를 추방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이 직접 청소·경비노동자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최대규모인 금속노조는 현재까지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등 147개 사업장에서 일하는 조합원 1만여명이 16개 원청기업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상원청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LX하우시스, 에코플라스틱, 한화오션, 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노동자의 단체교섭 권한을 원청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노동자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도 조직확대 전략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기념식을 열어 "원·하청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플랫폼·특수고용노동자를 위한 실질적 조직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매해 10%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날 민주노총의 결의대회 구호에도 '노조할 권리'가 포함돼 있어 노조설립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노총 창립기념식에는 정치권 인사도 대거 참석해 노란봉투법 시행의 의미를 강조하며 힘을 보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수많은 노동자의 피와 땀이 있었다"고 평가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계에서는 원청교섭이 본격화하면 회사운영에 극심한 혼란을 빚을 것을 우려한다. 일부 기업은 하청노조의 교섭요구에 대비해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 여러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청교섭 1호 사업장'이 돼 선례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일각에서 감지된다. 양대 노총이 조직화를 내세운 만큼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노조설립의 움직임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기업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제도가 바뀌면 그 제도 안에서 새로운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하청노동자는 원청과 직접 근로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어디까지 맞춰야 하는지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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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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