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체제' 수성 유력…'큰 손' 우군 이탈은 숙제

고려아연 '최윤범 체제' 수성 유력…'큰 손' 우군 이탈은 숙제

최경민 기자
2026.03.23 18:11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또다시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단 최윤범 회장 측의 체제 수성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연금과 같은 '큰 손'들의 우군 이탈이 발생하면서 경영권 불확실성을 말끔히 해소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1,486,000원 ▼101,000 -6.36%)은 내일(2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5명으로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이다. 이 중 임기 만료 등으로 물러나는 6명(최윤범 측 5명, MBK·영풍 측 1명)을 대신할 이사들을 선임하는 안건을 두고 양측이 표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59,100원 ▼1,100 -1.83%)은 이사 6명 모두를 이번 주총에서 일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5명만 우선 선임하고, 남은 1명은 오는 9월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선임 절차를 통해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사 후보로는 △최윤범 회장과 황덕남 이사회 의장(고려아연) △월터 필드 맥라렌(크루서블 JV) △박병욱·이선숙·최병일·최연석(MBK·영풍)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일단 최 회장 측이 경영권을 방어할 것이란 관측에는 이견이 없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미 정부 측과의 합작사 크루서블JV가 회사 지분 약 10%를 확보하는 구도를 만들며 MBK·영풍과의 지분 격차를 최소화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MBK·영풍 측이 약 41%, 최 회장 측이 약 38%로 파악되고 있다. 고려아연 주총의 경우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로 진행되기에 이변이 없다면 고려아연과 크루서블JV 추천 3명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모든 조건을 고려할 때 최 회장 측은 적어도 주총 후 총 9명의 이사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5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최 회장 측과 MBK·영풍 간 9대5 구도, 6명을 선임한다면 9대6의 구도가 확정될 확률이 높다. 최 회장 측이 '5명 선임' 안건을 관철시켜 MBK·영풍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지, 아니면 MBK·영풍이 이사회 세력 균형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제공=고려아연

최 회장 측 입장에선 경영권을 방어한다고 해도 숙제가 남는다. 해가 지날수록 이사 수 격차가 줄어드는 구조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려아연 지분 5.2%를 확보하고 있어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게 뼈아프다. 앞서 국민연금은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측 후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가 이유였다. 북미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역시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주요 주주들의 마음을 다시 사는 게 최 회장 측의 과제가 된 것이다.

MBK·영풍 측은 "국내외 핵심 연기금이 공통적으로 최윤범 회장 및 현 경영진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최 회장 주도의 이사회 운영과 감사기구의 감시·견제 기능 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크루서블JV의 추천 후보에 의결권 50%를 행사한 것을 두고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한미 전략광물 협력의 중요성과 성공이라는 부분에 대해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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