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반 투자 여력 확대…주주환원 확대 방안도 검토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해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투자를 위한 '실탄'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곽 사장은 "AI 기술 고도화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할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범용 D램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97조1000억원, 영업이익 47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01% 증가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에 따라 재무건전성이 개선됐지만 글로벌 탑 티어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메모리 생산을 위해 필요한 클린룸 면적과 단위당 신규 투자 비용의 증가 속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현금은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이자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훌륭한 보험"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34조9423억원이다. 순현금은 12조694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순차입금 상태에서 벗어나며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에는 아직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추가적인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 상장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함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제출했다. 공모 규모와 방식,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금 조달 기반 확대를 위한 조치다. 이와 관련해 곽 사장은 "세계 최대 주식 시장이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다수 상장된 미국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기 위한 일환"이라며 "지난해 주주총회 당시보다 주가가 5배 가까이 오른 건 시황 탓도 있지만 적기 투자와 기술개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같은 성과를 꾸준히 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등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주도적 위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HB4는 고객사 검증을 거쳐 현재 고객이 원하는 일정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며 "올해 전체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BM4E와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샘플 출하 등 당초 계획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소캠(SOCAMM)2, GDDR(그래픽데이터더블레이트)7 등 차세대 제품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PIM(지능형반도체)과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등 AI 메모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HBF(고대역폭플래시메모리) 등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도 확대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도 검토한다. 곽 사장은 "지난해 총 14조3000억원 규모 주주환원을 시행했다"며 "올해도 실적과 현금 흐름 추이를 지켜보며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ADR 상장 역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