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전쟁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1,125원 ▲26 +2.37%)·아시아나항공(7,060원 0%)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항공사 11곳 중 5곳이 다음달부터 일부 노선을 비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전쟁 사태로 인한 고유가·고환율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에어(6,320원 ▲10 +0.16%)는 다음달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발 괌, 필리핀 클라크, 베트남 나트랑 노선과 부산발 필리핀 세부 노선 등 일부 노선에서 총 45편을 비운항한다. 에어부산도 4월부터 부산발 다낭, 세부, 괌 등 3개 노선의 운항 일정을 일부 중단했다.
에어프레미아도 다음달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 총 26개 항공편과 인천-호놀룰루 노선 6개 항공편을 비운항한다. 여기에 5월 3일 출발하는 인천-워싱턴 노선 2편과 5월 8~24일 계획된 방콕 노선 6편도 감편한다.
이스타항공은 5월 5일부터 31일까지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 총 50여편의 항공편을 중단했으며 에어로케이도 다음달부터 6월 23일까지 청주-이바라키, 나리타, 클락, 울란바토르 등 국제선 4개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일부 항공사들은 서비스 요금 인상에도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0일부터 국제선 초과 수하물 금액을 인상하기로 했다. 사전 구매와 공항 구매 모두 인상 대상이며 노선별로 5000원에서 최대 1만5000원 오른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운항 중단·요금 인상이 확산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겨울철 성수기 효과를 봤던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분기가 시작되는 4월 발권분부터 이달 대비 3배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기준 뉴욕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9만9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206.1% 뛰었다. 유류할증료로만 30만원 이상을 내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사태 여파가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여왔던 여행 수요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여객수는 2238만836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하지만 항공권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유류할증료가 급격하게 뛰면서 항공권 부담에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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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유가, 환율 등 불안정한 대외환경으로 국내 대다수 항공사들이 비상경영·노선감축에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국면에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당분간 여객 수요가 몰리는 일본·중국·동남아 등 선호 노선 위주로 탄력 운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