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복 원료 '나프타' 2배 올라… 美 관세방식 변경도 부담
2개월분 재고 남아 영향 제한적, 전쟁 장기화 여부가 변수
글로벌 전력망 투자확대에 힘입어 '수주 랠리'를 이어가던 전선업계가 중동전쟁이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전선 피복재(절연재)의 핵심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데다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 조치로 전쟁 장기화 우려까지 커져서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방식을 변경한 점도 업계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선기업들은 중동전쟁에 따른 나프타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한다. 나프타는 전선의 절연·피복층에 사용되는 PE(폴리에틸렌)와 PVC(폴리염화비닐)의 핵심원료다. 2024년 기준 국내 수입 나프타의 82.8%는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지역에 의존한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나프타 가격은 급등세를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쟁 직전인 지난 2월27일 배럴당 68.87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은 이달 13일 126.04달러로 약 2배 상승했다. 나프타 가격상승은 피복소재 가격과 직결되는 만큼 원자재가 부담증가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재고가 최소 2개월분이 남아 생산차질 가능성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다만 전쟁 장기화 여부가 변수다. 미국이 지난 13일 호르무즈해협 역봉쇄에 나선 데 이어 이란도 맞대응을 시사하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진다.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개최한 '전선수급 대책회의'에서 국내 전선기업들은 나프타 수급 어려움으로 고압 전선 등 주요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비 상승 역시 부담이다. 부피가 큰 초고압·해저 케이블은 벌크선이나 포설선을 활용한 해상운송 비중이 높은데 전쟁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운송비용이 불어났다. 유가상승은 물류비뿐 아니라 석유화학 원재료가격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는 최근까지도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등락을 반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비와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수급불안이 심화하면서 생산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응여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등은 나프타 등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 최소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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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부과 방식 변경에도 주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6일 오전 0시1분부터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에 제품 전체 가격의 25%를 관세로 일괄부과하기로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세부과 방식 변경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면서도 "글로벌 생산거점을 활용해 앞으로도 관세부담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