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항공사들의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항공권 구매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왕복 기준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을 넘게 내야 해 여행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25,150원 ▲350 +1.41%)은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권거리별로 대폭 인상할 예정이다. 최단 구간인 499마일 이하 노선은 이달 편도 기준 4만2000원에서 다음달 7만5000원으로, 최장 구간인 6500마일 이상 노선은 30만3000원에서 56만4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아시아나항공(7,230원 ▲110 +1.54%)도 이달 편도 기준 대권거리별로 4만3900~25만1900원이었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다음달에는 8만5400~47만6200원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직전 최고 단계는 2022년 7~8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적용된 22단계였다.
유류할증료 상승 폭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기준 5월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최대 22만4300원 상승했으며 적용 단계 역시 한 달 만에 15단계 올라 기존 최대 상승폭인 이달 12단계를 넘어섰다.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가 큰 폭으로 뛴 배경에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항공유(MOPS) 가격 급등이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전달 16일부터 전달 15일까지의 MOPS 평균값을 기준으로 최대 33단계까지 책정된다. 대한항공 기준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간인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1.21센트, 배럴당 214.71달러 수준까지 올라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다. 특히 이번에는 해당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까지 유가가 상승하면서 사실상 제도 상한선을 넘어섰다.
이달에도 유류할증료가 3배가량 뛴 데 이어 다음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여행객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주 노선 기준 왕복 항공권을 발권할 경우 국제선 유류할증료만 1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항공권 총액에서 유류할증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확대되며 수요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MOPS 가격이 최고 단계 기준을 넘어선 만큼 유류할증료로 반영하지 못하는 초과 비용을 자체적으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분이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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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5일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비용 절감과 노선 효율화에 나섰다. 연간 예상 유류 소요량 약 1200만 배럴 중 30% 수준인 360만 배럴에 대해 유가 헷지 계약을 체결했으며 노선별 탱커링 최적화를 통해 해외 공항 급유 단가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노사 합동으로 경제 운항 원칙을 수립하는 등 연료 효율 개선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에 따른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항공권 가격 상승과 함께 여행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항공사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MOPS 평균 가격이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갤런당 470센트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으로 높은 유류할증료 징수에도 재무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여행심리 위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이며 업계 차원의 자구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대책마련을 통한 적시 지원이 절실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