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키플랫폼] 총회1

동맹과 군사력을 앞세운 트럼프식 외교가 부활하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에너지와 안보,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경쟁 구도로 재편되면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지역을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선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키플랫폼'의 총회1에서 '끓는 세계, 분노 이후의 질서: 에너지·기술 패권의 향방'을 주제로 진행한 대담의 참가자들은 경제·안보·에너지가 하나의 축으로 결합된 새로운 질서가 이미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나일 가디너 헤리티지재단 마가렛 대처 자유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기조에 대해 "동맹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평화를 위해 협상을 우선하지만 필요할 경우 군사력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 정세와 에너지 안보의 연결성도 강조됐다. 가디너 센터장은 "이란 사태는 단순한 군사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며 "미국의 대응은 핵 확산을 막고 이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중동 전역의 에너지 수급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에로 토지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AFPI) 중국정책 디렉터는 미·중 관계를 단순 경쟁이 아닌 체제 차원의 충돌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적 경쟁을 넘어 기존 국제질서를 대체하려 하고 있다"며 "기술과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영역에서는 공급망 재편과 산업 전략 변화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대니 메자 글로벌비즈니스얼라이언스(GBA) 무역정책 디렉터는 "미국은 핵심산업의 자국 내 확보 필요성을 절감하고 관세와 투자 정책을 통해 전략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반도체·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면서 '경제안보' 개념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글로벌 경제 질서로의 회귀는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 보호무역과 산업 정책, 기술 경쟁이 결합된 새로운 질서 속에서 국가 간 협력 방식 역시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에너지와 공급망 경쟁은 특정 국가를 넘어 새로운 지정학적 거점 확보 경쟁으로 확장되는 모습도 보인다. 이날 특별대담 'K-슈퍼 생산성 패러다임의 확장: 문명의 교차로 확보 전략'에서는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지역이 에너지·데이터·물류를 잇는 '문명의 교차로'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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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간 니프티 카스피안정책센터 대표는 "중앙아시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경로이자 에너지와 데이터 흐름의 중심지"라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이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역할도 부각됐다. 니프티 대표는 "한국은 조선, 케이블 구축,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국가로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를 하나의 패키지로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인프라, 에너지 개발, 데이터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크다"고 평가했다.
앤소니 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은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라며 "잠재적으로 미국과 한국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