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땐 생산 차질 우려도…삼성전자 '웜다운' 체제 가동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끝내 18일간의 총파업을 선택했다. 다만 법원이 사측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총파업 기간에도 보안작업과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업무는 평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미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응 체계)을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276,000원 ▲500 +0.18%)는 지난 19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정된 파업 기간 동안 하루 7087명이 정상 출근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법원은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조합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업무와 보안작업이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가동시간·가동규모·주의의무로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정상 운영이 필요한 업무에는 △작업시설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부패를 막기 위한 보안작업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업무 등이 포함됐다. 사측은 보안작업에 4691명, 안전업무에 2396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안작업의 경우 사업부별로 △메모리 2454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109명 △반도체연구소 566명 등이 출근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 결정에 따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 2개 노조는 하루당 각각 1억원을 회사 측에 지급해야 한다. 각 노조 위원장도 별도로 하루당 100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
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약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7000여명이 필수 유지 업무에 투입되면서 파업 동력이 일부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필수 유지 인력이 투입되더라도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현장의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인력 공백이 발생하면 공정 운영 효율 저하와 생산 차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비공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총파업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측은 파업 영향에 따른 생산량 감소에 대비한 '웜다운(Warm-down)' 작업에도 돌입했다. 파업 기간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이상과 수율 저하, 불량률 증가 등 공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라인 가동 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조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추지 않더라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장 운영 부담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고객사 대응은 물론 시장 공급 안정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