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컴퓨텍스 2026' 개막
아몽·머피·부탄 등 글로벌 IT업계 거물들 대거 참석
삼성·SK·현대차·LG 경영진과 만찬·협력논의 전망

"대만은 AI(인공지능) 혁명의 진앙지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2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대만 본사 착공 기념행사에서 대만 반도체산업의 위상을 이같이 평가했다.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에 이르기까지 촘촘한 생태계를 구축한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에서다.
아시아 최대 IT(정보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26' 개막을 앞두고 황 CEO를 비롯한 글로벌 IT업계 거물들이 대만 타이베이에 집결한다. 크리스티아노 아몽 퀄컴 CEO, 맷 머피 마벨 CEO, 립 부탄 인텔 CEO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행사는 6월2일부터 나흘간 타이베이의 난강전시센터, 세계무역센터, 타이베이국제컨벤션센터(TICC) 일대에서 열린다.
'AI 투게더'(AI Together)를 주제로 열리는 컴퓨텍스 2026은 △AI 컴퓨팅 △로보틱스·스마트모빌리티(이동성) △차세대 기술 3대 핵심분야를 집중 조명한다. 전세계 1500여개 기업이 6000여개 부스를 마련해 AI산업의 미래를 이끌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컴퓨텍스 2026과 별개로 'GTC 타이베이'를 개최한다. 개막 전날 황 CEO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아몽 CEO, 머피 CEO, 르네 하스 ARM CEO, 부탄 CEO, 릭 차이 미디어텍 CEO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기술을 공개하며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샘플을 업계 최초로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한 만큼 관련 기술력을 전면에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해 고성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D램 제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기업도 컴퓨텍스에서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K(2160×3840) 해상도와 360㎐(헤르츠)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을 전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비공개 로드쇼를 운영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과 제품을 공개한다.
올해 컴퓨텍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황 CEO의 행보다. 특히 행사기간에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만찬을 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컴퓨텍스 기간에 한국기업만을 위한 별도 네트워킹 행사를 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들도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황 CEO는 컴퓨텍스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해 국내 주요 파트너사들과 협력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81년 출범한 컴퓨텍스는 대만 컴퓨터 제조·조립업체들의 부품 전시회로 출발해 45년 만에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로 성장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AI산업 확산에 힘입어 컴퓨텍스와 대만의 전략적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메모리 중심의 한국 반도체산업과 달리 대만은 설계·생산·후공정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생태계를 구축했다. TSMC 외에도 미디어텍(설계)과 ASE(후공정) 등이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만 통계당국에 따르면 반도체산업 성장에 힘입어 대만은 지난해 8.6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8%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대 중반 성장률이 예상되는 한국의 4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