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도 세대교체…'800V DC' 韓기업에 기회

AI 데이터센터 전력도 세대교체…'800V DC' 韓기업에 기회

김남이 기자
2026.10.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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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전력 밀도 높아지면서 엔비디아 적용..고전압 부품 ·장비 국내 기업도 준비

미국 전력 소비 중 데이터센터 비중/그래픽=김지영
미국 전력 소비 중 데이터센터 비중/그래픽=김지영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이 급증하면서 전력 손실과 설비 공간을 줄일 수 있는 800V DC(800볼트 직류)가 차세대 전력 공급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 체계 변화에 따라 고전압용 부품과 배전장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2~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OCP(오픈컴퓨트프로젝트) 글로벌 서밋 2026'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의 개방형 설계를 공개하고 800V DC 전력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협력사인 비전베이가 800V DC를 기반으로 설계한 차세대 AI 팩토리 플랫폼 'K-1'도 소개했다.

AI 서버의 소비전력이 급증하면서 800V DC 체계가 떠오르고 있다. AI 가속기의 성능이 높아지고 서버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늘면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랙당 전력 소비 규모가 MW(메가와트)급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전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전체 전력 소비 중 데이터센터의 비중은 현재 4~5%에서 2030년 최대 1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주로 AC(교류) 전력을 서버 랙까지 공급한 뒤 다시 DC로 변환해 사용한다. 실제로 엔비디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보통 13.8~35kV의 AC를 송전 받아 여러 단계에 걸쳐 415V AC로 낮춘 뒤 서버 랙에 공급하고, 랙 내부에서 이를 54V DC로 바꾼다.

반면 800V DC 체계는 공급받은 AC 전력을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800V DC로 변환한 뒤 서버 랙까지 바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내년부터 800V DC 도입이 단계적으로 시작되고 2028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00V DC의 장점은 전력 공급 과정을 단순화하면서 배선 부담과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동일한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 기존 체계보다 157% 더 많은 전력을 전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력변환장치가 차지하는 공간도 줄일 수 있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AI 서버를 설치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전력 공급 체계가 바뀌면 관련 부품과 장비도 달라져야 한다. 고전압 DC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높은 전압을 견디는 전력변환장치와 커패시터, 차단기 등이 필요하다.

삼성전기(1,155,000원 ▼15,000 -1.28%)는 800V DC 보급에 대응해 고내압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800V DC 전력체계에 대응하는 정격전압 1000V MLCC를 공개했다. MLCC는 전압 변동과 노이즈를 줄이고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는 핵심 부품이다.

LS(219,500원 ▼12,500 -5.39%)일렉트릭도 800V DC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15,340원 ▼450 -2.85%)와 협력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800V DC 전력 공급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 운영 효율을 공동 검증하고 있다. 지난 7월 충남 천안 사업장에 반도체 변압기(SST)와 반도체 차단기(SSCB),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DC 전용 장비를 적용한 'DC 팩토리'를 구축했다.

다른 전력기기 업체에도 호재다. 효성중공업(1,892,000원 ▼44,000 -2.27%)은 전력반도체를 활용해 변압과 전력변환 기능을 통합한 SST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487,500원 ▼37,500 -7.14%)도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등 기존 전력기기 사업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00V DC로 전환하면 고성능 AI 서버에 필요한 전력을 더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엔비디아가 협력사를 중심으로 전력체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며 "다만 기존 AC 설비와의 연계, 안전성 검증과 표준화 등의 과제로 인해 실제 도입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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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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