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유니클로의 흥행돌풍 이유

'중저가' 유니클로의 흥행돌풍 이유

박희진 기자
2009.10.13 08:35

글로벌 SPA브랜드는 완제품 상태에서 '수입'만

지난 11일 유니클로(UNIQLO) 명동점.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 샌더가 중저가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손잡고 선보인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이 이달 초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데 실상은 어떤지 궁금해 매장에 들러봤다.

유니클로 명동점은 명동 중앙로에서 약간 외곽으로 비켜있는 위치지만 인근 다른 매장보다 훨씬 붐볐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중학생부터 연인, 부부, 40대 멋쟁이 아저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쇼핑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유니클로는 워낙 베이직한 디자인에 가격은 저렴해서 평소 애용하는데 이번에 질 샌더가 디자인한 옷이 나왔다고 해서 와봤어요."(김모씨, 25, 상수동).

"가격은 싸도 유니클로 옷을 입으면 유행에서 뒤진단 소리를 안 들어요."(정모씨, 16, 신당동)

일본 중저가 브랜드 유니클로의 질주가 거세다.

롯데쇼핑과 손잡고 2005년 8월 3개 점포로 국내에 첫 진출한 유니클로는 매년 60%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전국 41개 매장에서 1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는 2012년까지 100개 점포로 늘려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2일 첫 선을 보인 질 샌더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 라인인 '+J'(플러스 제이)는 명동, 압구정, 강남 등 서울 3곳 매장에서 판매, 출시 3일 만에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출시일인 2일 명동 유니클로 매장은 6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강남, 압구정 매장도 200명 이상의 대기 인원이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유니클로는 한 패션기업에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도맡는 SPA 브랜드로 자라 등과 함께 국내 SPA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 브랜드. 최근 국내 패션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SPA의 공세로 국내 패션산업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유행을 발 빠르게 대응해 이른바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는 SPA는 본사 '콘트롤 타워'에서 직접 디자인해 중국, 남미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국내에는 완제품 상태로 '수입'된다.

단순히 제품을 수입, 판매하다보니 패션산업의 핵심인 디자인 경쟁력에는 일조하는 게 거의 없다. 2004년 설립돼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판매중인 FRL코리아의 전체 직원은 1000명. 본사 직원 70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매장 판매직원이다. 디자인은 일본 본사에서 맡다보니 디자이너는 없다. 유니클로는 도쿄와 뉴욕에만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

SPA의 득세로 국산 브랜드의 입지가 위축되면 국내 디자이너들의 설자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패션 브랜드는 2000여 개로 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2003년 61.9%에서 지난해 56%로 떨어졌다.

김혜경 패션플러스 실장은 "SPA는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능력이 결합된 모델로 가격은 저렴하면서 양질의 디자인이 보장돼 소비자들에게는 어필하지만 국내 패션 산업적 측면에서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면에서 이랜드가 독자적으로 선보일 '토종' SPA 브랜드 '스파오'(SPAO)에 대한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다. 이랜드는 1000여 명의 자체 디자이너를 활용한 디자인 능력과 생산부터 판매까지 통합 관리로 '한국형 패스트패션'의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스피디한 기획력, 글로벌 구매조달 등 이랜드 패션사업의 역량을 총결집해 '스파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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