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혁명적인 시도..생중계 보며 즉시 쇼핑 가능

2012 가을, 겨울 남성복 컬렉션이 열리는 이탈리아의 밀라노, 최악의 경기 불황이란 말이 새삼 실감날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품을 지녔다는 이탤리언들은 여전히 세일 쇼핑에 전투적으로 몰리고 다가올 여름에 두바이로 휴가 떠날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어찌됐건 몇몇 택시 회사의 파업과 더불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밀라노 남성 컬렉션은 시작했다.
첫 번째 빅쇼인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컬렉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 김주원(현빈 분)이 입어 한국 멋쟁이들에게도 친숙해진 브랜드다.
제냐는 작년부터 온라인 쇼핑몰과 어플 등 3차원 커뮤니케이션에 유난히 주력하고 있다. 제냐는 이번 컬렉션에서 놀라운 비전을 보여줬다.
5년여 전부터 어플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해외에서 열리는 컬렉션을 모든 대중이 볼 수 있도록 생중계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제냐는 쇼에서 본 제품을 바로 쇼핑할 수 있는 제냐 라이브 어플을 개발, 이번 컬렉션부터 본격적으로 실현시켰다.
그러니까 오늘(이태리 현지 시간 1월 14일) 열렸던 가을, 겨울 컬렉션은 분명 6개월, 아무리 빨라도 3개월 뒤에나 구입이 가능하리라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미리 바로 구입한다면 2012년 초에 2012년 말의 겨울 제품을 10개월 이상 앞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컬렉션에 등장할 의상들을 완벽하게 선 제작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이 얼마나 혁신적인가! 남성복 컬렉션 사상 최초의 시도다. 하여튼 쇼 시작 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제냐 라이브 어플을 다운 받은 후 컬렉션을 관람했다.

1월 14일 오전 11시 30분(이탈리아 현지시각)에 열린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컬렉션의 테마는 비즈니스맨이었다. 광범위한 블랙베리 식 비즈니스맨이 아닌 언제나 세련되고 침착한 제냐 식 신사 스타일의 구현이었다.
따라서 뉴욕 맨해튼부터 스위스 알프스의 리조트까지 흔히 말하는 단정한 슈트 차림부터 스포티한 아웃도어까지 절제되면서도 최고의 소재와 디테일로 무장한 아이템을 연속해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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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브라운, 헤이즐넛, 스노 화이트 등 마른 잎사귀를 연상시키는 가을의 색상들과 격자무늬와 체크, 세브론 패턴으로 형상화 된 패턴들이 어우러져 운치 있는 남자야 말로 올 가을 슈트 입기의 키워드임을 새삼 실감하게 만들었다.
또한 늘 화제가 되는 제냐의 특수한 소재는 이번 역시 최고급 울은 물론 체크와 격자 패턴의 셔틀 랜드 산 캐시미어와 낡은듯하지만 클래식한 코듀로이 소재들이 어우러져 보온성은 물론 시각적으로 럭셔리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냐만의 완벽한 테일러링. 자연스럽게 감싸는 어깨 라인과 잘록하지만 활동성을 보장한 허리 라인, 그리고 유난히 양말을 잘 갖춰 신어야 할 듯 똑 떨어지는 발목 길이의 바지까지 현대적 신사의 피트를 고스란히 살려냈다.
정신없이 컬렉션이 끝나고 마지막 피날레 무대 모델들은 모두 투 버튼, 더블 버튼의 최고급 소재로 무장한 슈트를 입고 일렬로 무대에 섰다.
이러한 장관이 연출되면서 문득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바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갖던 아이템은 클래식한 흰색 터틀넥.
하지만 아쉽게도 제냐의 마케팅 백 정미 과장은 “현재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배송지가 한국인 경우는 아직 불가능하다.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라고 밝혔다.

제냐 그룹의 혁신 프로젝트 2탄이자 지 제냐의 새로운 디자이너가 된 폴 서리지의 첫 번째 컬렉션은 오는 16일 오후 3시(이탈리아 현지 시각)에 역시 생중계로 열린다.
<밀란에서 로피시엘 옴므 이현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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