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K메이드'를 키우자]<2회 ③>명품 패션 브랜드 글로벌서 훨훨

2008년 세계 명품 1위 브랜드 '루이비통'은 일본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 개장 30주년을 기념해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의 패션브랜드 '꼼데가르송'과 콜라보래이션(협업)을 진행했다. 루이비통이 각계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벌인 적은 있지만 어찌보면 경쟁 상대인 타국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꼼데가르송은 루이비통의 러브콜을 받은 최초의 동양계 디자이너로 등극했다.
일본에는 세계 명품시장을 주름잡는 패션 브랜드가 다수 있다. 꼼데가르송은 물론 다카다 겐조의 '겐조', 이세이 미야케의 '이세이미야케', 요지 야마모토의 'Y’s'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빼놓고는 1980년대 세계 패션계를 논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아방가르드룩(포스트모더니즘을 지향하는 패션, 헐렁한 상의와 몸에 꼭 맞는 하의가 대표적)' 부문에서 일본은 세계적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꼼데가르송은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세계 60개국에서 총 600여개 매장을, 이세이미야케는 8개국에서 1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의 심장인 유럽에서도 이들 매장은 톡톡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세이미야케는 최첨단 기술과 일본의 전통 복식미를 결합한 디자이너로 남성용 기모노의 각진 어깨를 부드러운 '플리츠(아코디언처럼 잘게 잡은 주름)'로 처리해 어떤 체형이라도 착용할 수 있는 옷으로 유명하다. 이음새 없이 천 한 장으로 옷 한벌을 만드는 일본의 아이디어는 해외에서도 이를 본 딴 가짜 제품이 판 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요지 야마모토는 자신의 시그니처 브랜드는 물론 독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와 합작한 브랜드 'Y-3'를 출시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요지 야마모토는 에르메스와 만다리나덕 등과도 협업했다. 1999년에는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로부터 해외 디자이너상을 받았고, 현재는 액세서리와 향수 라인까지 선보이고 있다.
겐조는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연상하는 의상을 발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소매와 몸판이 이어진 '기모노 슬리브(소매)'가 패션 전문 용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다. 겐조는 60세가 된 1999년 루이비통의 모회사 LVMH에 겐조 브랜드를 매각한 뒤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일본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웠고, 세계 최대 명품회사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니 더 아쉬울 것이 없어 내린 결정이었다.
이들 브랜드의 탄생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융단 지원이 있었다고 패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와 기업이 해외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꾸준한 재정 및 행정 투자가 이뤄진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이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