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민 공세로 위기맞은 롯데… 전문가들 "한일 롯데 분리가 대안"

경영권 갈등을 빚는 롯데그룹의 분쟁 해소 방안으로 계열분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와 금호 등 '형제의 난'을 겪은 대기업 선례를 감안하면 한국-일본, 혹은 사업별 계열분리가 분쟁을 타개할 해법이라는 것. 롯데 일가의 첨예한 갈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지만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의 파상공세로 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어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계열분리'가 최선 대안=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는 "해법은 딱히 없지만 한·일 계열분리로 나누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며 "가족간 합의 하에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정리해 한국은 신동빈 회장, 일본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각자 경영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대, 금호그룹 등에서 드러났듯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지분구조는 필연적으로 다툼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전에 로드맵을 세워 후계구도와 계열분리를 정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안승호 숭실대 교수(경영학과)는 "한국과 일본 또는 전체 롯데그룹을 사업군별로 나눈 계열분리가 형제간 싸움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처럼 한국과 일본으로 나누는 게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유통, 식음료, 화학 등 산업구조별로 그간 공을 따져 나누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방법은 2004년 LG와 GS그룹의 선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시됐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의 복잡성과 양대 세력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LG, GS그룹의 계열분리가 교과서"라고 말했다.
그는 "양쪽 진영의 지주회사가 세워지고 호텔롯데나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각 사업회사에 대한 오너 지분의 현물 출자와 형제간 지분교환을 통한 지배구조 정리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법과 공정거래법 등 현행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금융사들은 금융계열로 분리되고, 순환출자된 많은 비상장기업 지분은 맞교환되는 형태다.
2003년 LG그룹은 대기업 중 가장 먼저 구씨와 허씨 양대 가문의 합의 아래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03년 7월 시작된 계열분리는 2004년9월 LG그룹과 GS그룹의 완전 분리로 마무리됐다. 차 연구원은 "롯데그룹도 총수일가의 결심만 선다면 한국-일본, 혹은 사업부문별 계열분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 구도에선 부정적' 전망도 우세=그러나 계열분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상당수다. 계열분리 과정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가족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도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 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양 가문 간 합의하에 진행된 LG-GS 분리와 달리 현재 롯데 일가의 갈등이 최고조로 고조된 만큼 합의 자체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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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현 구도에서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롯데홀딩스만 차지하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거느릴 수 있는 신동빈-신동주 형제가 이를 장악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계열분리는 가족간 합의가 전제인 만큼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