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형제의 난' 내홍, 농심은 20여년전부터 장자승계 구도 굳혀…쌍둥이 장·차남 우애도 돈독

롯데그룹이 '형제의 난'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라면 업계 1위농심(451,500원 ▼6,000 -1.31%)그룹의 확실한 경영권 승계 원칙이 눈길을 끈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으로 50년 전 라면사업을 놓고 형과 이견을 빚자 독립해 농심을 설립한 창업주다.
신격호·춘호 형제는 사업에 대한 견해가 달랐듯 후계 구도에 대한 철학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신 총괄회장이 동주·동빈 형제를 저울질하며 90세가 넘도록 후계자를 확정하지 못한 반면 신 회장은 일찌감치 장자 중심의 후계 구도를 마련했다.
◇장자 우선승계 명확…장남에 농심 맡겨=3남 2녀를 둔 신 회장 역시 2세 중 누구에게 회사를 맡기겠다고 공언한 적은 없다. 다만 20여 년 전부터 업무를 차별화하고,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을 차등 배분하는 방식으로 후계를 정리했다. 신 회장의 세 아들은 대학 졸업 후 모두 농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현재는 서로 다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농심그룹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심은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맡는다. 신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한 후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부회장이 농심의 해외사업을 맡으면서 중국, 미국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1983년 농심 입사 후 1989년 포장재·광학필름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율촌화학(28,025원 ▲275 +0.99%)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0년 율촌화학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4년 농심에 입사한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1992년 농심가(현 메가마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02년 그룹 인사 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메가마트는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통기업으로 영남 일대에 대형마트 13개, 백화점 1개를 운영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신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10분 간격으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라는 것. 장자 중심의 후계구도에도 형제는 불협화음없이 아버지의 결정을 따랐고 두 사람의 사이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차남 지분 2배 차이…장손에 가장 많은 주식 증여=업무만 구분한 것이 아니라 지분도 차등 배분했다. 농심그룹은 2003년 지주사인농심홀딩스(100,700원 ▼800 -0.79%)를 설립했는데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지분 36.88%로 최대주주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지분 19.69%로 절반 수준이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주식이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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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다 41세에 뒤늦게 아버지 회사에 첫발을 들인 장녀 신현주 농심기획(광고회사) 부회장도 농심홀딩스 지분이 없다. 신 부회장은 자신이 이끌던 농심기획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농심 자회사로 편입되자 최근 농심백산수 주식 10.15%를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동원·동윤 형제 외에 농심홀딩스 주식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막내딸 신윤경씨(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부인, 지분 2.16%)와 신 회장의 손자들이 있다.
3세 중에는 신동원 부회장의 아들이자 장손인 신상렬씨가 농심홀딩스 지분(0.84%)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주식 증여에도 장자 우선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신씨를 제외한 신 회장 친손자, 외손자들이 각각 0.27∼2.28% 지분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