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으로 시작한 떡볶이집, 900억 프랜차이즈 본사로 키웠죠"

"3000만원으로 시작한 떡볶이집, 900억 프랜차이즈 본사로 키웠죠"

송지유 기자
2016.02.18 03:31

[인터뷰]나상균 죠스푸드 대표…'죠스떡볶이'·'바르다김선생' 잇단 성공, 연내 美 진출

나상균 죠스푸드 대표이사/사진=홍봉진 기자
나상균 죠스푸드 대표이사/사진=홍봉진 기자

전쟁터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창업 8년 만에 브랜드 2개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키운 젊은 사업가가 있다.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을 운영하는 죠스푸드 나상균 대표(40·사진) 얘기다.

나 대표의 타고난 추진력과 사업 노하우, 소비 트렌드를 읽는 센스가 더해지니 사업도 거침이 없다. 국민간식 떡볶이와 김밥이 '나상균 스타일'을 입더니 세련된 먹거리로 재탄생했다. 노점 판매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떡볶이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깔끔한 매장 음식으로, 1000원짜리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얻었던 김밥은 콧대 높은 백화점에서 러브콜하는 프리미엄 식사 메뉴로 변신했다.

나 대표는 올해 미국에 진출해 해외사업에 시동을 건다. 메뉴는 떡볶이도, 김밥도 아니다. 현지인들의 식습관을 고려해 덮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선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 가맹사업 내실을 다지고 미국에서 신사업 아이템에 도전하는 것이다.

◇"한다면 한다" 영업맨의 창업…6.5평 점포에서 월 1억 매출=나 대표는 2007년 9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근에 21.5㎡(약 6.5평)짜리 떡볶이집을 열어 외식사업에 첫 발을 들였다.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이른바 '투잡'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 가고 싶었는데 비용이 마땅치 않았죠. 학비도 문제였지만 매달 생활비에 허덕일 것이 불 보듯 뻔했어요. 한 달에 200만원씩만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떡볶이집을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모임이 있어 고대 앞을 지나는데 맛도 없고 비위생적인 분식집 떡볶이가 불티나게 팔리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 창업의 불씨가 됐다. 전국 떡볶이 맛집 50여 곳을 돌며 레시피를 완성했다. 군 입대전 운영했던 푸드트럭(햄버거·핫도그), 군 제대 후 뛰어들었던 애완용품 제조업 사업 경험도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나 대표는 당시 영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고대 앞 서점을 찾아가 매장을 나눠쓰자고 제안했다. 창업 비용은 총 3000만원. 서점 주인은 권리금 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보유한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나 대표는 가진 돈을 모두 현금으로 바꿔 2000만원을 서점 주인에게 건네고 매장을 얻어냈다. 내부 공사비를 최소화하고 식기 등 부재료도 중고로 구입했다.

'장사가 잘 될까'라는 의문도 잠시. 나 대표의 첫 외식 사업장이자 죠스떡볶이 직영 1호점인 고대점은 문을 열자마자 대박이 났다.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20~30대 직장인까지 줄을 섰다. 월 200만원 수익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매달 1억원씩 매출을 올렸다. 예상 밖의 성공에 10개월 만에 직장에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맹점 내주세요" 요청 봇물…떡볶이 이어 김밥도 성공=식재료와 맛에 대한 고집도 생겼다. 200만원만 벌자고 시작했는데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장사가 잘됐으니 재료비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4개월 만에 "가맹점을 열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지만 가맹 사업은 준비없이 시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나 대표의 이중생활이 또다시 시작됐다. 고대와 홍대에 떡볶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물류, 유통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했다. 떡볶이와 튀김, 순대, 어묵 등 주력 메뉴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CJ, 오뚜기, 풀무원 등과 공동 개발을 통해 죠스푸드 전용 재료까지 만들어냈다.

주 고객층인 여성이 먹기 편하도록 떡 크기를 3.5㎝로 규격화하고 적당히 매운맛을 표준화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2009년 가맹 1호점을 낸 죠스떡볶이는 지난해 전국 가맹점 356곳, 매출(가맹점 매출을 뺀 본사매출기준) 408억원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다.

2013년엔 새로운 가맹사업 브랜드인 바르다김선생을 선보였다. '재료부터 제조까지 믿고 먹을 수 있는 바른 김밥'이라는 프리미엄 콘셉트를 앞세웠다. 1000원짜리 김밥이 일반화된 시장에서 3200~4800원으로 가격대는 높지만 두터운 마니아 고객층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은 196곳. 매장 수는 죠스떡볶이보다 적지만 연 매출은 481억원으로 역전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이어 현대백화점(천호점·킨텍스점)에도 입점했다. 올 상반기엔 대구백화점 등 지방 백화점 입점이 예정돼 있다.

나상균 죠스푸드 대표이사/사진=홍봉진 기자
나상균 죠스푸드 대표이사/사진=홍봉진 기자

◇연내 美서 해외사업 시동…"죠스푸드, 종합식품회사로 키울 것"=가맹점주들이 올리는 매출도 분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단연 선두권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죠스떡볶이 전국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3억7420만원, 바르다김선생은 13억4630만원이다.

나 대표는 요즘 해외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시아가 아닌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을 첫 진출국으로 정했다. 미국 시장에 선보일 메뉴로는 떡볶이와 김밥이 아니라 덮밥을 검토하고 있다.

나 대표는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합리적인 가격에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 마음은 똑같다"며 "외식은 곧 문화사업인 만큼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맛있는데 그게 한국 음식이라면 게임 끝난 거 아니냐"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강조하기보다는 해외무대에 내놓는 K푸드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표의 최종 목표는 죠스푸드를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나 대표는 "CJ(183,200원 ▼3,400 -1.82%),대상(19,720원 ▲90 +0.46%),풀무원(11,900원 ▲40 +0.34%)처럼 식재료도 제공하고 외식사업도 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며 "식품이야말로 요령 피우지 않고 품질로 승부하는 고집쟁이들이 끝내 성공하는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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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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