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자 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제일제당 분리 후 재계 14위 CJ그룹 일군 장본인

광복 71주년을 맞아 단행한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다.
이 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내내 버스로 통학하고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정도로 소박하게 지냈다. 대학 졸업 후 시티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2년 뒤인 1985년 제일제당에 입사했다. 큰 손자를 아꼈던 이병철 회장이 "장손을 왜 남의집살이 시키냐"고 호통친 뒤 삼성그룹 모태인 식품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분리해 나온 것은 1993년이다. 유산 분배 차원의 계열 분리가 아니라 이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여사가 보유한 옛 안국화재 지분 15.6%를 이건희 회장에게 넘기고 대신 제일제당 지분을 받아 나왔다.
이 회장은 30대 초반부터 제일제당을 이끌었다. 독립 초기에는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의 도움을 받아 그룹 기틀을 마련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 CJ그룹을 재계 14위로 키웠다. 이 회장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문화·외식사업에 참여했지만 동생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CJ그룹 경영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그룹 모태인 식품사업 외에 미디어와 물류, 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CJ개발, CJ시스템즈, CJ E&M, CJ CGV, 드림라인, CJ오쇼핑,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등 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해 사세를 확장했다.
특히 1995년 드림웍스에 3억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2300억원)를 투자하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CJ가 문화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재계 안팎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쏟아졌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해 국내 최대 문화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13년 7월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승승장구하던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구속 수감 중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이후 유전병(샤르코마리투스) 심화되며 건강상태가 악화,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연장하며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왔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였으나 지난해말 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 벌금 251억원을 확정 선고받았다.
경영 활동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올 3월에는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부인 김희재씨와의 사이에 딸 이경후씨와 아들 이선호씨가 있다. 지난해 말에는 자녀들에게 300억원 상당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