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칼퇴' 독려, 영업시간 단축…'워라밸' 경쟁 뜨거운 유통가

[MT리포트]'칼퇴' 독려, 영업시간 단축…'워라밸' 경쟁 뜨거운 유통가

송지유 기자
2018.06.28 16:53

[52시간시대-유통업계]제도 시행 앞두고 근로제 개편 바람…PC오프·탄력근로 시스템 기본

신세계그룹 직원 PC 화면에 전원이 꺼지는 시간을 예고하는 팝업창이 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신세계그룹 직원 PC 화면에 전원이 꺼지는 시간을 예고하는 팝업창이 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다음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됨에 따라 유통업계도 정시 출·퇴근을 독려하는 한편 탄력적인 근로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영업을 하는 점포가 많은 유통기업의 업무 강도가 세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근로제도 개선에 한창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 등 영업점포의 운영시간을 단축한 곳도 있다. 일부 식품기업은 생산직 직원을 추가 채용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 해결에 나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2일부터 글로벌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본점과 강남점을 제외한 전점의 개점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춘다. 국내에서 백화점 개점시간이 바뀌는 것은 1979년(오전 10시→10시 30분)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올초 국내 대기업 최초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주 35시간제를 도입,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앞장서고 있다. 당번제, 교대근무 등시스템을 활용해 마트·백화점·아울렛·쇼핑몰 등 현장에서 근무하는 본사 소속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35시간 근무제를 적용한다. 밤 12시까지 운영하던 이마트는 백화점에 앞서 아예 점포 운영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신세계가 시작한 근로 개편 작업은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맞물려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롯데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을 위해 생산설비 보강, 교대근무조 개편 등 근로제도 정비 조치에 나섰다.

우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주류, 롯데푸드 등 4개 식품 계열사는 생산직 근로자 200여명을 추가 채용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생산직의 10%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1일부터 영업 종료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앞당겼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 전 점포직원 40시간 근로 목표로 평촌·포항 등 10개 영업점에서 근로 단축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롯데는 또 재무·연구개발·기획 등 특정 기간에 일이 몰리는 직무나 사업장의 경우 각사별 노사협의를 통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근로시간저축휴가제' 등 유연한 근로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외근이 많은 영업직 사원들의 근로시간 단축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도입한 '스마트SFA(Sales Forces Automation) 오프제'를 다른 계열사로 확대 시행하는 것이 첫 단추다. 이미 롯데제과는 자체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도입을 앞두고 있다.

위메프 사업기획실 임원인 포괄임금제 폐지첫 날인 지난 1일 사무실을 돌며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위메프
위메프 사업기획실 임원인 포괄임금제 폐지첫 날인 지난 1일 사무실을 돌며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위메프

현대백화점도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발맞춰 다음달부터 전국 19개 점포(백화점 15개·아울렛 4개)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1시간 앞당긴다. 당직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점포 영업시간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이들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대백화점 소속 직원은 2000여명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던 직원은 오후 7시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근무하던 직원은 오후 7시30분으로 각각 퇴근이 빨라진다. 현대백화점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 700여명은 종전처럼 오전 8시 30분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

홈쇼핑 업계도 PC오프제, 탄력근로제 등을 시행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GS홈쇼핑은 지난 4월말부터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오전 8시 45분 이전에는 PC를 켤 수 없고, 오후 6시에는 자동으로 꺼진다. 매일 오후 6시 정각에 퇴근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PC가 자동 종료된다는 팝업창이 뜬다. CJ오쇼핑도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는 직원들의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주당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기본으로 연장근무를 할 경우 다음날 근무 시간을 단축한다.

이커머스업계도 근로시간 단축에 적극적이다. 위메프는 이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대신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위메프는 업무특성상 부득이하게 40시간 이상 초과 근무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초과수당을 별도로 지급한다. 업무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공백은 신규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2시간 근로와 관련해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시행 초기엔 다소 혼선이 있겠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우리 회사에 맞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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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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