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글로벌SPA, 유니클로 빼고 韓시장서 다 죽쑤는 까닭은

[MT리포트]글로벌SPA, 유니클로 빼고 韓시장서 다 죽쑤는 까닭은

박진영 기자
2019.02.25 18:55

['메이드 인 재팬 국민템' 유니클로 해부]⑥자라, H&M 마니아층 있지만 시장 확장은 '주춤'…스파오, 탑텐 등 국내 저가형 SPA도 고신장

[편집자주] 유니클로가 국내 패션시장을 점령했다. 한국시장에서 일본기업이라는 치명적 핸디캡에도 최근 수년간 고성장을 구가, '국민아이템'으로 불린 정도다. 유니클로의 한국 공략 전략과 이면을 짚어봤다. 

스페인과 스웨덴에 각각 본사를 둔 자라(ZARA)와 H&M은 세계 1·2위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기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국내 SPA시장에서는 인기가 한풀 꺽였다. 유니클로가 '기본'을 앞세워 1위 자리를 꿰차고 한국 기업들도 '한국형 저가 SPA'를 내놓으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2017년 (2017년2월1일~2018년 1월31일) 매출액은 3550억원으로 2016년 3451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스페인의 인디텍스사와 롯데쇼핑이 각각 80%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국내 팬'들에 호응을 얻었지만, 지난 수년간 2000~3000억원대 매출의 벽을 넘지 못했다.

H&M을 운영하는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2016년 12월1일~2017년 11월30일) 2000억원대 매출에 그친다. 2013년 1227억원, 2015년 1569억원, 2017년 2387억원 매출을 거두며 5년간 1000억원 남짓 신장했다.

이는 글로벌 패스트패션시장을 이끈 이들 브랜드들의 '아성'에는 한참 못미치는 실적이다. 특히 한국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 브랜드로 성장한 '유니클로'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2005년 한국시장에 첫 진출한 유니클로의 매출(전년도 9월1일~당해년도 8월31일)은 2013년 6900억원까지 늘었고 2년 뒤인 2015년에는 패션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조원을 돌파, 지난해 1조3732억원까지 매출이 신장했다. 자라와 비교하더라도 4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

자라, H&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충분히 '한국형 SPA'로 거듭나지 못한 것에 대해 몇가지 이유가 꼽힌다. 기존 여성복 브랜드보다는 싸지만, SPA 시장 내에서는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 가격 대비 퀄리티, 즉 '가성비'를 따지는 최근 수년간 트렌드 속에서는 더더욱 상황이 어려울 수 밖에 없었던 것. 유럽발 브랜드로 한국인 체형에 사이즈가 딱 맞지 않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지만 모든 연령, 취향을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니다.

홈플러스 내 자리한 H&M 매장 /사진=뉴시스
홈플러스 내 자리한 H&M 매장 /사진=뉴시스

이들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자매 브랜드'들을 국내에서 론칭하며 약점을 보완하고, 시장 확대를 꾀한다. 자라의 경우 좀 더 고가 라인인 마시모두띠를 비롯 스트라디바리우스, 풀앤베어, 버쉬카 등을 선보였고 리빙브랜드 자라홈, 속옷브랜드 오이쇼 등도 운영 중이다. H&M의 경우도 더 모던하고, 고급감있는 콘셉트의 COS, 앤아더스토리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이 론칭한 SPA브랜드들이 형성한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스파오', 신성통산의 '탑텐',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등이 대표적인 토종 SPA브랜드들이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스파오는 2013년 매출 1400억원에서 2014년 2000억원, 2015년 2400억원을 올리며 H&M을 제쳤고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으로 자라(3550억원)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3500억원을 목표로 한다. 베이직한 '기본템'을 주력으로하면서도 트렌드를 빨리 반영하는 '트렌직'을 추구하고 유니클로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공략했다. '짱구 파자마' '혜자템' 등 해마다 눈에 띄는 이색상품도 출시한다. 톱텐은 2017년 2000억원 상당 매출을 달성했다. '에잇세컨즈'의 경우 국내 패션강자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지난해 1900억원 수준 매출에 그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SPA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격대, 스타일, 퀄리티 등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났고 경쟁은 격화하는 양상"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을 압도적으로 사로잡기는 그만큼 힘들어 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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