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물전쟁 뛰어든 K워터⑤

"한국 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충분하죠."
고재윤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인 고 교수는 "한국 물은 미네랄 함량이 낮아 청량감이 좋고 단맛이 나서 서양 물과 차이가 많다"며 "산이 많은 나라가 물이 좋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물 품질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서양에서 한국 생수는 식사용 보다는 식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류 위주인 서양 식단은 미네랄이 부족해서 물에서 미네랄을 보충하는 식문화가 있다"며 "하지만 서양인 중에서도 식수로는 맛이 좋은 한국 생수처럼 미네랄 함량이 낮은 물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 생수가 미네랄 함량이 낮은 편인 이유는 물의 나이가 적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물이 지층을 거치는 시간, 즉 나이가 많을수록 땅속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게 된다"며 "우리나라 지층은 물이 쉽게 스며들 수 있는 구조라서 지층을 거쳐 수원지로 내려오는 시간이 짧아 미네랄 함량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생수 업체들이 '미네랄워터=프리미엄' 마케팅을 강조하면서 미네랄 함량이 많을 수록 좋은 물이라는 인식이 퍼졌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식문화에 따라 음식에 따라 입맛에 따라 '좋은 물'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네랄 함량이 적은 편인 한국 생수가 전 세계 생수 1위 브랜드인 에비앙처럼 미네랄 함량이 많은 유럽 생수보다 품질이 낮다고 표현하면 틀린 말이다. 미네랄을 절대적 기준으로 두지 말고 식단에 따라 물을 선택해야 몸에 좋다는 게 고 교수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우리나라 식단은 물을 사용한 국·탕·찌개가 많고, 미역·김·다시마·멸치·야채 등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반찬이 많아서 물에서 미네랄을 따로 섭취 안해도 충분했다"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서양식 식사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몸속에서 부족한 미네랄을 원하게 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늘면서 미네랄 워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미네랄 함량이 풍부한 해양심층수나 염지하수로 만든 생수 제품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양심층수는 200m 아래 있는 깊은 바닷물이며, 염지하수(용암해수)는 해양심층수와 여과지하수가 만나 지하암반층에 자리잡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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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교수는 "해양심층수는 엄마 뱃속 양수 성분과 비슷해 체내 흡수가 빠르고 몸에도 이상적인 물"이라며 "해양심층수가 바다와 육지 사이 흙돌로 스며든 용암해수는 바다돌의 여과 과정을 거치고 여과지하수도 합쳐지면서 해양심층수보다 미네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용암해수로 만든 오리온 '제주용암수' 개발에도 참여했다.
고 교수는 맛과 영양을 모두 갖춘 K-워터(한국 생수)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글로벌 생수 브랜드 이름은 모두 지역명에서 따온 것"이라며 "생수는 수원지가 있는 지역 이름을 따서 브랜드화해야 소비자에 각인시키기 좋다"고 설명했다.
물의 품질을 위해 수원지 보호·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고 교수는 "글로벌 생수 업체가 있는 유럽 국가들은 수원지를 개발하면 주변에 농사나 목축을 못하게 하는데 우리나라는 관리가 부족해 수원지 주변에 논·밭·축사는 물론 공장이나 골프장이 있는 곳도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수원지 관리를 잘 해야 생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