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보편화된 해외직구,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거래환경 마련해야

[기고]보편화된 해외직구,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거래환경 마련해야

장덕진 한국소비자원 원장
2021.12.14 03:00

 장덕진 한국소비자원 원장
장덕진 한국소비자원 원장

해외직구가 소비자의 주요 구매방법 중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그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해외직구는 해외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한 사업자에게 의뢰해 해외에서 구입하는 구매대행까지 포함한다. 의류, 가전제품 등 생필품부터 여행·항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구입할 수 있고 잘만 고르면 같은 제품이라도 국내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해외직구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해외직구 총 이용금액은 1조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9581억원보다 14.6%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직구의 증가에 걸맞게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거래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묻는다면 쉽게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불만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2015년에 비해 2020년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주요 불만 사유는 취소·환불 거부, 과다한 반품 비용 등이다.

이 같은 소비자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해외직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해외직구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의 해결이 필요하다.

먼저, 해외 판매 사업자의 적극적인 소비자보호 의지다.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물리적 국가 장벽이 큰 의미가 없어지므로 해외 판매 사업자는 소비자의 국적, 지역, 거리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소비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전용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불만 발생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외직구에 대한 소비자불만 해결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하다. 면세한도 이내의 거래가 대부분인 해외직구에서 발생한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국적이 다른 소비자와 판매자가 소송을 하기는 어렵다. 결국,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해외직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대체적 분쟁해결시스템(ADR)이 잘 운영되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미국, 일본 등 13개국의 소비자보호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직구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피해를 호혜주의 원칙 하에 해결하는 대체적 분쟁해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해외 소비자보호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피해를 해결해 준 건수는 311건으로 지난해 76건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도 업무협약 참여 국가와 기관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법률 개정을 통한 제도적 개선이다.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상으로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어려우므로 해외 판매 사업자에게도 국내 소비자보호 관련 규정을 적용하는 '역외적용' 조항을 전자상거래법에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내 법률을 적용하려고 해도 해당 사업자가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으면 법률의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하려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판매 사업자들에게는 국내에 대리인을 두도록 의무화해 국내 법률 준수, 소비자피해 대응 등의 역할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이므로 관련 법률이 통과된다면 소비자보호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한 해외직구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소비자권익이 보장되는 해외직구 시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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