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막오른 면세전쟁③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세계 1위 면세업체인 중국 CDFG(중국국영면세점그룹)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제 낙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면세점 업태상 사업제안서에서 차별화를 두기 어려워 CDFG가 작정하고 가격을 높인다면 정성평가 항목으로도 떨어뜨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국 면세점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두는 중국과 달리 참여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은 인천공항과 관세청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부터 면세점 사업권은 인천공항공사가 적격사업자 2인을 고른 뒤 이 중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점수 500점, 인천공항공사 점수 500점을 합쳐 1000점 만점 중 600점 이상의 고득점 업체를 선정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을 합산해 합산점수의 고득점 순으로 사업구별 2인의 적격사업자를 선정, 관세청에 통보한다.
사업제안서 평가는 △상품 및 브랜드 구성 계획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매장운영 계획 △매장구성 및 디자인·설치계획 △투자 및 손익계획 △경영상태/운영실적 등이다. 공항 면세점에서 매출을 이끄는 킬러 브랜드들은 제한적인데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COVID-19)로 적자였던 국내 면세점 기업들이 뚜렷한 점수차로 앞서나가기 힘들다. 가격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인천공항공사가 구획별로 제시한 객당임대료(최저수용금액) 이상을 써야 한다.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1~2는 5000원대, 패션·액세서리·부티크를 판매하는 DF3~4는 2000원 안팍, 부티끄인 DF5는 1000원대다. 인천공항을 통한 출국자 수(출국·환승)에 객당임대료를 곱한 금액이 최종 납부 금액이 된다. 입찰참가자는 2019년 인천공항 연간 출국 여객의 80%(2823만명)에 투찰 객당임대료를 곱한 금액의 5%를 입찰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관세청은 적격사업자 2인을 대상으로 특허심사를 실시해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선정한다. 관세청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300점) △운영인의 경영능력(200점) △사회환원 및 상생 협력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활동(250점)으로 총 750점을 매긴 뒤 이를 500으로 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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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비계량 항목인 사회환원이다. 이 항목은 다시 △중소?중견기업 지원 방안 등 상생협력도(120점) △고용창출 및 근로환경 개선(80점) △친환경 경영(50점)으로 나뉜다. 평가 방법에는 사업 '계획'을 원칙으로 평가하지만 최근 5년간 업체별 '실적'을 참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인천공항공사 점수(시설관리권자 평가) 500점은 가격이 더 부각되는 구조다. 사업능력이 100점, 입찰가격이 400점이다. 입찰 참여자들 모두 세계 유수의 면세업체들이기 때문에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의 경영 평가 항목에서 점수 차이를 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CDFG가 사회환원 항목에서 낙제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 국내 업체들과의 가격 차가 분명하다면 인천공항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 면세기업이 중국 공항에 입점하려면 중국 정부로부터 면세 허가를 받아야 한다. 면허 허가는 창고 등 시설이 완비돼야 신청 가능하고, 신청 이후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시한이 없어 시간을 끌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허가를 장담할 수 없으니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어 입찰 신청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이지면서 우리나라 면세기업들도 해외에 조금씩 진출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경우 국가가 시장을 통제하는 사례가 많고, 유럽·미국도 대부분 기존 사업자들의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한다"며 "가격 논리를 앞세워 사업자를 자주 바꾸는 건 드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