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막오른 면세전쟁②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면세점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여객이 이용하는 공항(2019년 기준)이다보니 면세점 업계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놓칠 수 없는 곳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세계 최대 면세기업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참여가 확실시 되면서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이번 면세점 입찰에 21년만에 고정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 제도를 폐지하고 공항 여객수에 따라 임대료를 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 방식을 도입했다.
고정임대료 제도는 폐지됐어도 입찰을 가르는 중요한 열쇠는 여전히 '돈'이다. 누가 인천공항공사에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릴 전망이다.
총 7개 사업권 중 대기업 몫으로 할당된 것은 5곳이다. 1차 심사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40%, 사업계획 60% 점수를 반영해 복수 업체를 선정한다. 2차에선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이 임대료 40%, 사업계획 10%씩 반영해 점수를 각각 낸 뒤 이를 합산해서 고득점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면세점 업계가 우려하는 점은 '승자의 저주'다. 높은 임대료를 써내서 특허권을 따낸다고 하더라도 높은 임대료로 인해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국내 주요 면세점 업계는 승자의 저주를 경험한 적 있다. 2015년 9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롯데면세점은 2020년 8월까지 계약이 돼 있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특허권을 반납했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업황에 관계없이 총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공사에 납부하기로 돼 있었다. 업황이 안좋아질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고가의 고정임대료를 입찰 시 적어낸 탓에 롯데는 당시 인천공항에서 매월 10억~2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화갤러리아도 과거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뒤 63빌딩에 면세점을 운영했지만 높은 특허수수료 대비 영업이익은 크지 않아 3년간 1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내고 사업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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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가 고정 최소보장액을 제도를 폐지하고 소위 '객단가'를 도입한 이유도 이같은 면세점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임대료가 조정되도록 했지만, 낙찰을 위해 객단가를 지나치게 높게 써낼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자금력을 무기로한 중국의 CDFG가 참여할 경우 입찰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면제점 업계는 이같은 우려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가지는 상징성과 시장규모, 광고효과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영업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부수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2019년 여객처리 실적은 7057만명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항공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한해 7000만명 이상이 인천공항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특허권을 따내면 10년간 운영이 가능한데 인천공항공사는 2030년 약 1억2000만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인천공항에서 발생하는 매출규모가 커 좋은 브랜드 유치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인천공항 면세점은 곧 면세점 운영능력을 입증하는 지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