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2-K푸드 대장정>오리온①베트남법인 설립 20주년

"제일 잘 나가는 제품이요? 단연 초코파이죠."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에 들어간 베트남 호치민 푸누언군(Phú Nhuận)의 작은 전통 상점의 주인 꾸옥(Quoc)씨(56세)는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손가락으로 가게 뒷쪽 선반에 놓인 오리온 초코파이 박스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리온(139,200원 ▲600 +0.43%)과 초코파이가 한국 브랜드라는 것을 고객들이 인지하고 있다"며 "맛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라 많이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베트남에는 한국의 이마트(111,300원 ▼6,300 -5.36%)와 GS25를 비롯해 크고 작은 대형 유통 체인과 편의점 등이 영업 중이지만 여전히 꾸옥씨 가게와 같은 전통 상점이 전체 소매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호치민에도 좁고 굽이진 골목에 오토바이를 타거나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식당이나 식료품 매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지인들은 출퇴근 또는 등하교 시간에 오토바이로 이동하다 잠시 상점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일상화돼있다. 특히 아침에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류 제품을 많이 찾는데 대표적인 제품이 오리온의 초코파이와 '쎄봉(C'est Bong)'이다. 오리온이 베트남 현지 입맛에 맞춰 출시한 쌀과자 안(An)과 쿠스타스(카스타드), 스낵류 '오스타(포카칩)', '스윙(스윙칩)'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침 한 여성 고객이 타고 온 오토바이를 가게 앞에 잠시 세워두고 헬멧을 쓴 채로 매장에 들어섰다. 인근에 산다는 안씨(An·36세)는 곧 하교할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사러 잠시 들렀다고 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오리온 스낵 오스타 2봉지와 초코파이 한 상자를 집어들었다. 또 다른 손님인 응아(Nga)씨(45세)도 오리온의 젤리 '붐(Boom)'과 오스타 2봉지를 집었다. 꾸옥씨는 그에게 시즌 한정품인 '쿠스타스' 치즈베리맛이 새로 출시됐으니 다음에 구매해볼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렇게 오리온 제품이 국민 간식 수준으로 일상에 스며든 건 초코파이 브랜드의 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초코파이의 인기는 오리온이 2000년초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됐지만, 초코파이 하나만으로는 현지 마트 유통 판로를 뚫기는 쉽지 않았다. 오리온은 직영업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약 2300명에 달하는 영업사원들이 베트남 전국 구석구석에 있는 크고 작은 상점을 발로 뛰며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제품 진열 등 마트 관리를 도와주면서 오리온 제품을 하나하나 알리는 형태로 판로를 개척한 것이다.
이날 방문한 한 상점에서는 푸누언군 일대 100여개 매장을 담당하는 오리온 현지 영업사원을 만났다. 그는 제품에 쌓인 먼지를 닦아주고는 가게 주인과 신제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직접 매장 내 매대 위치를 옮겨주거나 신제품 출시에 맞춰 판매 전략을 짜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근의 또 다른 상점 주인도 "오리온의 영업사원들은 매우 열정적"이라며 "가게 운영을 많이 도와준다"고 추켜세웠다.
오리온은 전통 상점뿐 아니라 이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도 대세 제품이 된 지 오래다. 같은 날 찾은 베트남 호치민 시내에 위치한 이마트 고밥(Go Vap)점에서도 대형마트 담당 오리온 영업사원이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며 매대 관리를 하고 있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는 타사 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진열해 놓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영업사원들이 방문해 매대를 관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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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브랜드 파워에 더해 발로 뛰며 개척해낸 현지 유통판로 덕분에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매년 고공성장하고 있다. 2005년 9월 베트남 법인 설립 후인 2006년 첫 매출은 86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캔디 등 신제품을 비롯해 파이·젤리 등 기존 제품의 추가 생산라인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향후 9000억원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키운 뒤 종합 식품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물류센터와 포장공장이 들어서는 하노이 3공장은 올해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베트남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나가고 있다. 쌀과자 '안'은 몽골과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도 판매되고 있고,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에서 마케팅팀장을 맡은 정종연 상무는 "베트남은 주변국으로 수출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주요 교두보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