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강력해도 할랄 벽 못 넘으면 실패"..말레이CU의 성공 레시피

"한류 강력해도 할랄 벽 못 넘으면 실패"..말레이CU의 성공 레시피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김민우 기자
2025.12.10 18:30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3-K리테일 대장정> BGF리테일②말레이시아CU 운영 총괄 인터뷰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말레이시아 CU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블레이크 당(Blake Dang) 마이CU 이사. 27일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HQ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터뷰했다./사진=김민우 기자.
말레이시아 CU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블레이크 당(Blake Dang) 마이CU 이사. 27일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HQ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인터뷰했다./사진=김민우 기자.

편의점 CU의 말레이시아 파트너 '마이뉴스홀딩스(MYnews Holdings)'는 2018년 2월 일본 규슈지역 3대 제빵사 '료유빵(Ryoyupan)',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즉석식품 전문업체 '키네야(Kineya)'와 각각 2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편의점 '마이뉴스'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뉴스홀딩스가 일본 편의점 브랜드를 새로 들여올 것으로 봤지만, 2020년 10월 CU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즉석식품 제조기술은 일본에서 확보했지만 브랜드는 한국을 선택한 역전의 결정이었다. 한류 문화의 확장성과 시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HQ 사무실에서 만난 블레이크 당(Blake Dang) 마이CU 이사는 브랜드 선택 배경에 대해 "'가을동화'를 보며 자랐다"고 운을 뗀 뒤 "한류는 오래전부터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지만 한국 브랜드 편의점이 없었다"면서 "한국 문화와 감성을 잘 구현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블레이크는 말레이시아 CU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홀딩스의 즉석식품제조공장(FPC)에서 김밥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홀딩스의 즉석식품제조공장(FPC)에서 김밥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그러나 한류의 힘만으로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할랄(Halal)의 벽이 높은 탓이었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무슬림 소비자에게 할랄 여부는 식품 선택의 절대 기준이다. 할랄을 거치지 않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뉴스홀딩스는 완제품 수입이 아닌 현지 생산(Local production) 전략을 선택했다. 떡과 떡볶이 소스만 할랑방식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들여오고, 삼각김밥·컵밥·김밥·도시락·샌드위치·빵 등 대부분의 즉석조리식품을 자체 식품제조센터(FPC)에서 할랄 방식으로 직접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이 선택은 결정적 성공 요인이 됐다. 한국 맛을 유지하면서도 무슬림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 CU는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K-푸드'의 상징이 됐다.

블레이크 이사는 "CU 매출의 절반이 직접 생산한 즉석식품에서 나온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FPC를 보유해 물량과 품질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며 "경쟁업체도 즉석식품 전략을 내세웠지만 제3자 납품 구조로는 우리의 신선함을 따라오기 어렵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와 달리 과자나 음료 같은 가공식품은 말레이시아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CU에서 가공식품 매출 비중은 10%도 미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홀딩스의 즉석식품제조공장(FPC)에서 컵밥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페탈링자야에 위치한 마이뉴스홀딩스의 즉석식품제조공장(FPC)에서 컵밥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이에 대해 블레이크 이사는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고 있어도 가공식품은 할랄 장벽을 넘기 어렵다"며 "할랄인증을 거친 제품이 몇 안되는데다 설령 할랄을 거쳐도 물류비·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즉석조리식품 중심의 현지 생산 전략과 할랄 인증 체계가 K푸드 확산의 핵심 열쇠였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CU 말레이시아는 단순한 편의점 브랜드 확장이 아니라 한류 경험을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구현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블레이크 이사는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력한 한류의 힘이 있어도 할랄의 벽을 넘지 못하면 시장 공략은 실패한다"면서 "CU는 그 벽을 뚫었고, 그것이 성공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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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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