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저' 장인정신에 열광하는 시청자…식품업계 '러브콜' 봇물
'경험소비' 중시하는 MZ세대…파인다이닝 '대중화' 원년으로

오는 13일 최종회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흑백요리사2)'가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성장은 정체되고 경쟁은 치열해진 국내 식품·외식업계에 온라인 콘텐츠와 유통, 오프라인 경험이 결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11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흑백요리사2는 지난달 16일 첫 공개된 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쇼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 대만에서는 3주 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즌1 당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돌풍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흑백요리사2의 흥행 비결은 수년간 내공을 쌓은 외식업계 '무림 고수'들의 존재감이다. '흑수저'로 불리는 언더독(도전자)들의 도전과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던 시즌1과 달리 이번 시즌에서는 전문가인 '백수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요리 서바이벌 우승자였던 '임짱' 임성근 셰프와 50년 경력의 중식 전문가인 후덕죽 셰프, 사찰음식 명인 선재스님 등 '백수저'들의 장인정신과 음식과 식재료를 대하는 가치와 태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셰프 팬덤'은 식품·외식 기업들이 흑백요리사2 출연진과 손을 잡는 기폭제가 됐다. 셰프들의 전문성을 통해 상품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여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SG닷컴은 흑백요리사2 출연자인 김희은 셰프와 협업한 간편식 '버섯 떡갈비' '뇨끼볶이' 2종을 출시했으며 세븐일레븐은 지난 6일 흑백요리사2 출연자 최강록 셰프와 협업한 증류식 소주 '네오25화이트'를 내놨다. CJ제일제당(212,000원 ▲12,000 +6%)은 흑백요리사2 전용 팬트리를 구성해 쌈장·햇반·만두 등 자사 제품을 노출하고 있다.
협업의 범위는 공간 분야까지 확장됐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최근 세미파이널 '무한요리천국' 라운드에서 자사의 공간 설계 역량을 집약한 특수 제작 초대형 팬트리장을 공개했다. 흑백의 대비를 강조한 컬러와 수많은 식자재를 소화하는 효율적 동선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흑백요리사2가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었던 '파인다이닝'이 대중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치 있는 경험에 지출을 아끼지 않고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것에 대한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경향과 셰프들의 차별화된 요리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며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흑백요리사2에서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했던 정호영 셰프는 출연 후 매출이 평소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흑백요리사와 협업한 캐치테이블의 12월 월간 방문자수 역시 전월 대비 1.6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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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흑백요리사2 종영 후에도 한동안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우후죽순 쏟아지는 먹방 콘텐츠 홍수 속에서 오랜 경험을 갖춘 셰프들만이 가진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와 전문성이 강력한 차별화 요소"며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 셰프들과의 협업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