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식품업계, 중동전쟁 등으로 비용 증가분 자체 감내 못할 수준..."이젠 올려야 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자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가격 인상을 수개월 동안 눌러왔으나 중동 전쟁 여파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누적된 부담이 한계에 달해 연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과자 등 식품포장재에 쓰이는 비닐과 필름·페트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말 t(톤)당 500달러 수준에서 최근 730달러대로 50% 가까이 상승했다. 한때 1000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캔음료와 주류 제품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가격도 마찬가지다. 연초 톤( t)당 3000달러 수준에서 최근 3700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25%가량 상승했다. 커피·코코아·설탕·유지류 등 주요 식품 원재료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원재료가 원가를 압박하는 변수였다면 올해는 중동전쟁 때문에 예상치 못한 포장재와 물류비가 동시에 상승했다"며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없는 식품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식품업계 안팎에선 가격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식품회사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동참 압박에 가격을 인하하면서 원가 부담이 더 커졌다. 지난 4월 라면업체 4개사가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4.6% 인하했고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6개 업체는 식용유 가격을 최대 6% 내렸다.

원가 압박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CJ제일제당의 2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지난해 2분기 4.88%에서 4.02%, 대상은 3.79%에서 3.49%로 낮아질 전망이다. 동원산업은 5.66%에서 5.14%, 롯데칠성음료도 5.74%에서 5.56%로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식품업계는 원래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3~5% 수준으론 가격인상 없이 비용 증가분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높은 해외 사업 비중을 바탕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에선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서다.
일부 외식업체들은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롯데GRS는 지난달 28일 롯데리아 일부 버거 제품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고 메가MGC커피는 오는 19일부터 메뉴 3종 가격을 200원 올린다. 굽네치킨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순살치킨의 중량을 100g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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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한 식품업계는 여전히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성장도, 양극화 개선도, 국가의 지속적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재차 주문했다. 정부는 할인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체감 물가 안정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선거 이후에는 정부가 이전보다 식품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다소 낮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무한정 버틸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인상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