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정권 BGF리테일 운영지원본부장

"편의점도 이제는 입지에 맞춰 '창조'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 어떤 가치를 더할지 고민하는게 중요해졌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 사옥에서 만난 박정권 운영지원본부장은 지난달 문을 연 도시 재생형 점포 모델 'CU 리퓨얼(Re:fuel)'의 출점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CU 리퓨얼은 폐주유소를 리모델링 해 편의점으로 탈바꿈키는 도심재생형 모델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박 본부장이 말하는 이색 점포 탄생의 숨은 주역은 'SP(Store Planner·스토어 플래너)'다. SP는 현장에서 입지와 공간의 특성을 발굴하고 그에 맞는 점포 형태를 기획하는 일종의 '점포 크리에이터'다.
리퓨얼 1호점 소흘IC점도 SP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전국에서 출점 후보지를 찾던 SP가 1년 정도 방치돼 있던 폐주유소를 발견했고 이를 점포로 활용하자고 제안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는 "똑같은 도로변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고객층과 상권, 공간의 장점이 다르다"며 "SP의 아이디어를 본부의 시설, 상품, 운영 등 담당자들이 발전시켜 입지의 장점을 살리는 모델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흘IC점은 경기 포천시에서 의정부 시내와 고속도로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았다. 약 130평 부지에 38평 규모의 2층 매장을 조성하면서 기존 주유소의 캐노피와 주차장 등 시설을 최대한 살렸다. 폐시설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공간의 쓰임을 바꾼 것이다.
지역사회에도 의미를 더했다. 장기간 방치돼 주변 경관을 해치는 유휴시설이 될 수 있는 공간을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공간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폐주유소는 주변 상인들에게도 오래 비어 있어 을씨년스럽고 상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며 "출점 이후 가보니 상인들이 '환하게 바뀌어 주변이 산다', '도심 외곽이라 밤이면 어두웠는데 밝아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사업성도 확인되고 있다. 소흘IC점은 개점 초기 2주와 비교해 이후 2주간 매출이 18.5%, 객수가 14.8% 증가했다. 도로에 있는 일반 로드사이드 매장과도 차이가 있다. 로드사이드 매장에서는 담배 매출 비중이 40% 이상인 반면 소흘IC점은 30%대다. 면류 비중은 로드사이드 매장 2%, 소흘IC점은 8%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매장에서 식사하고 체류하는 형태의 소비가 늘었다는 의미다. 박 본부장은 "로드사이드 점포는 담배나 음료를 사고 바로 이동하는 경유형 매장이 대부분이었다"며 "소흘IC점은 2층에 휴게·취식 공간을 마련하면서 인근 동네 주민들에게는 만남의 장소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흘IC점의 탄생은 CU가 특화 점포 확대에 나서는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편의점이 빠르게 확산하던 과거에는 좋은 입지를 선점하는 게 핵심이었지만 전국 곳곳에 편의점이 들어선 지금은 같은 입지에서도 고객과 가맹점주를 끌어들일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CU는 러닝 스테이션, K푸드, 디저트, 장보기 등 입지와 고객 특성에 맞춘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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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점포는 가맹점주에게도 선택지가 된다. CU는 가맹점주를 '1차 고객', 소비자를 '2차 고객'으로 보고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점주가 'CU에는 리퓨얼 모델도 있고 라면 특화 매장도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U는 리퓨얼 2호점으로 기존 주유소 시설을 활용하면서 전기차 충전시설을 도입하는 등 운전자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박 본부장은 "1호점은 휴게와 소매 기능에 집중했다면 추후에는 더 진화된 형태를 갖출 것"이라며 "고객 편의뿐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