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최강한파 온다 ㄷㄷㄷ’.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한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이 제목을 두고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ㄷㄷㄷ’.
최근 바다가 얼어붙을 만큼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32년 만에 찾아온 ‘최강한파’ ‘살인추위’ 등으로 표현될 만큼 혹한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짧고 강하게 글로 묘사할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24일 최강한파 온다 ㄷㄷㄷ’은 연일 계속된 강한 한파에 대한 기사의 제목으로, 초성 자음으로 이뤄진 인터넷용어가 눈길을 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판적인 반응이 눈에 띄었다. 표준어를 써야 하는 신문에서 인터넷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신문이 스스로 수준을 깎아내린다” “이러한 인터넷용어는 일상생활에서도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 일각에선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건 시대착오적 생각”이라며 긍정적 반응도 나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한글의 초성 자음만으로 대화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ㅋㅋㅋ’과 ‘ㅎㅎㅎ’은 일상생활에서 비일비재하게 사용된다. 특히 ‘ㅋ’은 쓰는 개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고 한다. ‘ㅋ’ 하나는 실소, 2개는 문장 뒤를 꾸미는 말, 3개는 할 말 없음, 4개 이상은 매우 웃길 때 쓴다는 등 규칙이 만들어질 정도다. 이렇게 초성 자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한글 파괴로 봐야 할까.
한글학자들은 초성 자음만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한글의 우수성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를 MS로 부르는 것처럼 영어에서 음절의 첫소리를 따 줄임말을 쓰는 게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뤄진 한 음절을 하나의 글자로 만든 점이 다른 문자와 차별화된다. 한글 초성 자음으로 된 인터넷용어에 대한 설왕설래의 기저에는 이 같은 차별화, 즉 ‘한글의 우수성’이 자리한다.
한글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터넷용어를 한글의 기능 확장으로 봐도 될까. 지나친 줄임말은 한글 표현력을 떨어뜨리고 생각과 감정을 정교하게 글로 표현하지 못하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아직은 긍정의 시각보다 부정의 시각이 더 많다는 것,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론매체가 인터넷용어를 사용하는 데 대해 심사숙고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황희정 기자hhj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