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는 에어컨의 인공 바람보다 아름드리 나무그늘 아래에서 솔솔 불어오는 자연 바람을 쐬는 것이 제격이다. 사람이 나무에 기댄 모습을 본 떠 만든 한자 쉴 휴(休)처럼 휴식은 자연과 함께 할 때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최근에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클릭' 몇 번이면 항공권부터 숙박, 여행일정까지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도 분명 특별한 휴가다. 하지만 올해는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찾고, 이 계절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우리 농촌으로 떠나는 휴가를 추천한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 농촌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생태체험장이고, 한편으로 부모에게는 추억의 박물관이 될 수 있다. 운동장 모래가 흙의 전부인 아이들에게 농촌은 진정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도시에서 보기 드문 곤충 한 마리,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가 오감을 자극하고, 제철 농산물 수확체험을 하며 어린 농부가 되는 경험은 자연의 정직함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부모 역시 농촌에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과 낭만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시절은 다르지만, 부모와 아이가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장이 펼쳐질 것이다.
그동안 우리 농촌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골'에서 먹을거리와 즐길거리 가득한 체험관광의‘명소’가 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특색을 살린 농촌체험마을이 각 지역마다 생기기 시작했고, 현재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등록된 곳만 850여개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개별농가단위로 운영하는 농촌관광체험장도 상당수에 달한다.
농촌진흥청은 농촌전통테마마을(162개소),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한 농촌교육농장(573개소), 지역 식재료를 이용해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농가맛집(117개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여 농촌관광의 포문을 열어 두었다.
이 중에서 농촌교육농장은 농장주가 직접 선생님이 되어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식물이나 곤충의 생육과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자연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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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은 목마르다. 농촌인구 고령화로 활력은 점차 떨어지고, 외국농산물의 수입 증가로 농업인들은 수입 농산물과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고, 기상이변 등으로 농업환경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는 이상기후로 인한 최악의 가뭄과,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메르스(MERS)는 소비를 위축시켰고 농촌경제를 출렁이게 했다. 특히 국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농촌관광산업에 미친 타격 또한 매우 컸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말처럼 우리 농촌은 심기일전하며 손님맞이 준비를 완료했다. 다시 찾고 싶은 농촌,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마을과 지자체, 그리고 관련 당국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할 때처럼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면 전국의 마을 정보를 찾아 볼 수 있고, 마을별 체험프로그램은 물론 주변 관광명소까지 알 수 있다. 주민이 직접 올린 사진과 글 등 자료는 투박하지만 생생한 마을의 모습을 알 수 있다.
휴가는 쉼 없이 달려온 일상의 속도를 잠시 멈춰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다. 올 여름 휴가는 은은하게 들리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우리 농촌에서 낭만휴가를 계획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