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 바다에 보물이 있다. 이 사실을 누군가 알고 있어 제안을 한다. "나에게 탐험 자금을 지원해주면 보물은 물론이고 보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까지 배워오겠소." 탐험대가 항해 중 난파를 당하거나 혹은 보물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탐험대라면 충분히 모험을 걸만하다. 일단 탐험이 성공한다면 투입된 비용과 비교할 수 없는 부를 오랫동안 확보할 수 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의 국회처리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추경은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예산집행의 체감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8월말까지 추경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더구나 이번 추경에는 모태펀드를 통한 벤처펀드 조성이 포함돼 있어 벤처캐피탈 업계도 큰 기대와 함께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벤처투자가 강조되고 여러차례 벤처캐피탈에 대한 다양한 제도의 개선과 펀드결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도 이에 호응해 지난해 사상 최대 투자실적으로 화답했다. 벤처 거품의 아픔을 딛고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이뤄낸 지금의 성과는 벤처캐피탈 투자를 위한 종자돈을 대주는 모태펀드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기술력은 있지만 기초자산이 없는 창업초기의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결성된 모태펀드는 매년 1000억~2000억원의 예산으로 지금까지 2조원을 웃도는 재원을 조성했다. 이를 벤처캐피탈 출자를 통해 우리나라 벤처투자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벤처기업 육성에 기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경에 모태펀드 예산 1000억원을 포함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추경예산 1000억원으로 벤처캐피탈은 2000억원 펀드를 만들고 이를 고통받는 조선업이나 조선사 협력업체,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투자한다. 정부 투입예산의 2배로 몸집을 불려 운용하는 점도 기특한 일이고 사활의 경계에 서 있는 기업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1000억원의 의미는 남다르다. 금액은 전체 추경예산 11조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분야보다 의미있는 예산으로 쓰일 것으로 확신한다.
후방산업에 대한 파급이 큰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협력업체의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이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벤처캐피탈이 전방으로 나서 스마트머니의 역할을 영리하게 수행해야 할 때다.
추경은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월에 시작한 추경 논의가 2개월이 지났는데 국회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정부와 모태펀드도 추경이 확정되면 운용사를 신속히 선정, 즉시 투자가 이뤄지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업계도 신속한 펀드결성과 투자집행을 위해 지금부터 투자기업을 물색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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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의 필요성을 합의했다면 조속히 처리해야한다. 보물이 바다 속에 가라앉아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되기 전에 탐험대를 출발시켜야 하는 것처럼. 추경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