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사람이 없다"
요즘 배터리 산업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말이다. 여기서 사람이란, 배터리 전문 인력이다.
SNE리서치의 올해 5월 세미나에서 추정된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은 2020년 120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641GWh로 5배 넘게 는다.
5월 이후 각사 생산능력 전망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이 수치는 6배, 또는 그 이상 늘어날 수 있다. 해외 현지 채용 인력을 감안해도 해당 공장의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국내 인력들이 필요하다.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 대응과 선점을 위한 최고급 인력은 말할 것도 없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우리 정부가 2030 K-배터리 발전전략을 통해 2차전지 전문인력 양성안을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배터리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제껏 학부 수준에서 변변한 2차전지 학과조차 마련되지 않았던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국내를 생산거점 보다 연구개발 거점, K-배터치 최첨단 기술의 메카로 삼아 관련 인력을 확충하겠단 방향성도 현실성을 반영했단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업계에서 터져나오는 아쉬움은 속도와 시점이다. 중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써 자국 산업을 육성한지 오래고 유럽연합(EU)도 자동차 패권을 뺏길 수 없단 위기감에 이미 2017년 EBA(유럽배터리연합)를 발족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조직적인 지원이 한국보다 빨랐단 얘기다. EU는 이미 범유럽 차원에서 배터리 숙련 인력 키우기에 나섰다.
정부가 매년 배터리 전문 인력을 1100명 이상씩 키우겠다 하지만 업계는 '지금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 '잘 되니 숟가락 얹는다'는 비아냥까진 아니더라도, 왜 2~3년 전 우리 정부가 진작 기업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더 빨리 적극적인 육성안을 내놓지 못했는지는 아쉽다.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이제 속도와 디테일이다. 어찌보면 정부는 지난 8일의 선언을 준비했던 때보다 더 분주해져야 하고, 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세밀한 정책과 최적의 방안 마련을 위해 지금보다 더 소통해야 한다. 남은 하반기 정부의 실천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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