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교육전문가다. 그래서인지 대선후보가 발표하는 교육공약을 매우 신중히 지켜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대선후보의 교육공약(교육기조)은 명쾌하고도 자세하게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30여년을 교육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나온 교육공약을 쟁점별로 하나씩 검토해 관견을 붙인다.
먼저 첨예한 관심사인 자사고, 외고, 국제고 2025년 폐지 이슈다. 이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찬성과 반대가 엇갈린다. 학교의 다양화와 학생 선택권 보장, 수월성 교육이라는 장점과 학교 서열화와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 위화감 조성이라는 문제점이 대립한다. 최근 사법부 판결을 보면 이 학교들의 존치가 온당해 보이긴 한다. 다만 이런 장점은 학교 내에서도 구현 가능한 것이고 이미 몇 년 전 폐지가 예고된 사안으로 정책을 변경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반면 과학고(영재고)의 일반고 전환은 대부분 반대하는데 이는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2025년 전면실시 예정인 고교학점제를 보자. 이는 대학생처럼 고등학생도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학점을 취득한 뒤 졸업하는 제도다. 교원수급 등 준비사항을 고려하면 유예나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역과 학교간 편차가 커져 쏠림현상이 생긴다는 문제점도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이와 연결고리가 있는 학점제 관련 대입제도 개편방안은 2024년에야 확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학점제를 2025년에 전면실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 번째는 논·서술형 수능 도입이다. 이는 이미 2028년 도입이 예고됐다. 이에 대해 대부분 후보는 신중검토 의견을 냈다. 지금도 논술고사를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여겨 억제하는 상황에서 수능까지 이를 도입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불어 수능의 자격고사화나 난도 하향조절에 대해서는 찬반과 신중검토가 혼재하는데 이는 충분히 논의한 후 정해야 한다. 수능을 자격고사로 하게 되면 현재 공통과 선택으로 나뉜 교과목 중 공통으로만 범위를 정해야 한다. 그럴 경우 적정한 변별력 문제와 함께 선택과목 수업이 파행을 빚을 수도 있다.
또 수능(정시) 비중확대 정책이 있다. 대부분 후보가 찬성하지만 이는 고교학점제나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공정성을 내건 정시확대가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지방대학의 어려움 해소에 얼마나 이바지할지 의문이다. 그러므로 추가적인 수능비중 확대는 곤란해 보인다. 정시확대는 지방대에는 몹시 어려운 상황이 되므로 지방대 지원을 위한 별도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모든 후보의 태도와 궤를 같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를 둘러싼 문제점도 개선 이슈가 있다. 교육감선거가 진영논리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우리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규정했다. 현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를 포함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치꾼이 아닌 현장 교육전문가들이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교육을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교육감 성향에 따라 지역별로 다른 교육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 외에 부실대학 퇴출 등 대학 구조조정도 후보간 찬반이 엇갈린다. 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로 개편,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반대, 고교평준화 정책유지 확대 등에서는 각 후보가 같은 태도를 보인다.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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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3주도 남지 않았다. 이제 곧 교육공약도 구체화할 것이다. 교육정책은 잘 수립돼 정권에 관계없이 예측 가능해야 하고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 정권에 따라 중요 정책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해서는 안 된다. 새 대통령의 혜안을 기대한다.